공급망 문제·인플레 압력 등으로 가격 상승 불가피
베이컨 가격 최근 1년새 28% 올라
미국·유럽 중앙은행 수장 "공급 제약에 인플레 당분간 높을 듯"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판 다이소’인 달러트리다. 이 회사는 원래 제품 대부분을 1달러(약 1180원)에 판매하는 컨셉으로 유명한데, 최근 일부 품목을 1.25달러, 1.50달러대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달러트리는 앞으로도 1달러를 초과하는 가격을 책정하는 제품 범위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6년 창업한 달러트리는 그동안 이익 증대를 위해 판매가를 높이라는 압력을 받아왔지만, 회사명에 ‘달러’라는 이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30년 넘게 1달러 가격 정책을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고수해왔다.
하지만 공급망의 혼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경제 환경에서 (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임금, 운송, 공급업체 등 전 부문에서 비용 증가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달러트리 플러스’라는 선반을 따로 만들어 몇몇 품목을 3∼5달러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방침에 따라 ‘달러트리 플러스’ 섹션을 설치한 모든 매장에서 1달러 초과 상품들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베이컨 등 돈육 제품 가격 상승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4곳의 대형 가공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66% 가까이 장악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보고 시장 경쟁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당 조치만으로 가격 상승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식품 가격 급등세 원인이 워낙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쇠고기, 닭과 오리 같은 가금류 가격도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각각 14%, 6.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