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디지털세 합의…삼성전자, 해외 세금 1조 넘게 내야

입력 2021-10-11 17:04수정 2021-10-1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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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개국서 2023년부터 시행, 삼성·SK 하이닉스 포함
최저법인세율 적용하면…LG·SK·현대차 등 대기업 국내 추가 과세

글로벌 기업이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정보통신(IT)을 겨냥한 과세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이행체계(IF)는 이달 8일(현지시간) 총회를 개최하고 디지털세 필라1(매출발생국 과세권 배분)과 필라2(글로벌 최저한세 도입) 최종 합의문 및 시행 계획을 논의했다.

다국적기업이 매출 발생국에 세금을 내도록 과세권을 배분하는 필라1은 연간 기준 연결매출액이 200억 유로(27조 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글로벌 기업이 대상이다. 통상이익률 10%를 넘는 초과이익의 25%에 세금이 매겨지고, 2023년 도입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연 매출 200조 원 이상인 삼성전자와 30조 원 내외인 SK하이닉스가 영향권에 들어간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은 316조8000억 원, 영업이익은 62조8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디지털세를 적용하면 삼성전자가 내야하는 디지털세는 약 1조4500억 원이 된다. 정부는 2030년 디지털세의 매출액 기준이 200억 유로에서 100억 유로로 낮아지면 국내 대상 기업이 3~5개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필라2는 다국적기업이 최저한세율(최저법인세율) 이상의 세금을 반드시 내도록 하는 조항이다. 이번 총회에서 최저한세율은 15%로 결정됐다. 한 기업이 실효세율 10%인 나라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면 최저한세율과 차이인 5%를 본사가 있는 국가에 추가로 내야 한다. 필라2 역시 2023년부터 시행되며 연결기준 연 매출 7억5000만 유로(1조 원)이상 기업이 대상이다.

LG와 SK, CJ,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은 최저한세율 결정에 따라 국내 과세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51개 대기업 집단의 이른바 실효세율 15% 이상인 조세회피지 소재 역외 법인은 모두 22곳, 473개로 조사됐다. 삼성이 59개로 가장 많았고 SK 57개, LG 34개, CJ 33개, 현대자동차 25개 순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지 소재 역외법인이 10개 이상인 대기업 집단은 15개였다. 이들은 본사가 있는 한국 정부에 추가 세금을 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내는 세금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용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와 구글플레이 등으로 막대한 매출을 올린 구글코리아가 낸 법인세는 97억 원에 불과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4633억 원이다. 만약 구글에 디지털세를 적용할 경우 지난해 구글은 실제 납부 법인세의 29배인 2823억 원을 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제4차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디지털세 도입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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