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이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 전용 멤버십과 라운지를 여는 등 ‘영 앤 리치(Young & Rich·젊은 부유층)’고객을 앞다퉈 공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15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에 30대 이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럽 YP 라운지’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카드로 3000만 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 1983년생(39세) 이하 고객이 대상이며, 발렛파킹 서비스, 명품 구매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 등 VIP 혜택이 제공된다.
‘클럽 YP 라운지’는 기존 VIP 라운지와 비교해 디자인과 운영 방식에 있어 차별화를 꾀했다.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라운지 모두 스페인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Jaime hayon)’이 직접 디자인했다. 통상 VIP 라운지가 흰색·검정 등 무채색 계열의 색상을 사용한 것과 달리 클럽 YP 라운지에는 파랑·노랑·초록 등 강렬한 원색 계통의 색상을 사용해 MZ세대 취향에 맞췄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현대는 업계 최초로 2030세대 전용 VIP멤버십 프로그램인 ‘클럽 YP’를 도입하기도 했다. ‘클럽 YP’에게는 정상 상품 구입 시 5% 할인과 전 점포 3시간 무료 주차, 기념일 선물 등 기존 VIP 멤버십의 혜택 외에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하고, 발렛파킹과 대백화점카드로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연 12회)를 이용할 수 있다.
경쟁사들도 2030 VIP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연간 구매액이 최저 2000만 원 정도인 VIP 제도(MVG)를 4등급으로 운영했으나, 연간 수백만 원을 쓰면 진입할 수 있는 VIP 제도를 신설했다. 이들은 백화점을 찾을 때마다 VIP 바에서 무료 음료를 받을 수 있고, 상시 5% 쇼핑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 영등포점 1층에 문을 연 최초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소인 ‘아웃오브스탁’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카페 ‘GET THAT SHOT’, 건대스타시티점의 럭셔리 리빙 복합관 ‘테일러드홈’, 일산점의 복합문화공간인 ‘다락별장(多樂별장)’ 등은 모두 MZ세대를 정조준한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도 2030 고객 유치를 위해 VIP 구매 기준을 낮췄다. 2017년 5단계였던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연간 400만원 이상 구매)를 운영하고 있다. 레드 등급 고객의 60% 이상이 20~30대 고객일 정도로 젊은층 유치 성과가 높다.
갤러리아도 지난 2월 6개 등급이던 우수고객제도에 ‘제이드+’ 등급을 추가로 신설해 7개로 개편했다. 기존 연 500만~2000만원 구매 고객을 ‘제이드’ 등급, 연 1000만~2000만원 사이 구매 고객을 ‘제이드+’등급으로 신설해 할인혜택을 10%로 확대했다.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열광하는 MZ세대에 충성도를 부여하기 위한 전략이다
‘제이드+’ 등급만을 위한 VIP라운지도 운영 중이다. 대전 타임월드에는 VIP 라운지 ‘갤러리아 라운지’를 신설해 70여 좌석의 휴게공간과 대전지역 유명 제과점 ‘하레하레’ 베이커리의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한다. 또한 갤러리아 광교에서도 ‘제이드’ 등급부터 VIP 라운지 이용이 가능하다.
백화점업계가 MZ세대 맞춤형 전략을 내놓는 것은 ‘플렉스’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에서 올해 1~9월 30대 이하 고객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48.2%로, 전체 평균(38.2%)보다 10%포인트가 높다. 명품 구매 고객 중 30대 이하의 비중도 지난해 42.2%에서 올해 48.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2030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8%, 2019년 41%, 2020년 46%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018년 49.3%에서 2020년 50.7%로 절반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