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택판매 30% ‘뚝’ ...부동산경기 냉각에 경기 위축 우려 고조

입력 2021-10-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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룽후·완커 등 메이저 업체 계약 부진
당국 규제·헝다 사태에 불안 고조
주택시장, 중국 GDP의 23% 차지

▲중국 안후이성 안칭 건설 현장에서 지난해 4월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안칭/신화뉴시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영문명 에버그란데) 경영 위기로 촉발된 우려로 현지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주택 판매가 전년 대비 기준으로 20~30%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룽후그룹홀딩스는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전년 대비 33% 급감한 31억 달러(약 3조7000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화룬부동산도 지난달 계약 매출이 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재무상태가 안정적인 완커마저도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34% 줄었다.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진 헝다는 아직 지난달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14일 최근 회사를 둘러싼 부정적 언론 보도에 주택 계약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발표는 앞서 중국 데이터 분석업체 CRIC가 중국의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지난달 주택 계약 매출이 36% 감소했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 결과다.

국경절 연휴(1~7일) 직전인 9월 한 달은 중국에서 가장 주택 매매가 활발한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 대출 억제에 나선 가운데 헝다그룹이 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에서는 불안 심리가 퍼졌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을 선분양하는 형태라 주택 구매 희망자들이 부동산 개발업체의 파산설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한 중국 시민은 “평생 모은 돈으로 아파트를 사려다가 결국 미완성 아파트를 사게 되는 꼴이 될까 봐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수기에도 주택 계약 매출이 급감하면서 부동산 경기 부진이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또 국가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이 차지하는 존재감도 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2억8500만 명 농민공 중 약 18%가 건설업종에 종사하고 있으며, 대학 졸업생 중 상당수가 부동산 중개업과 관련한 직종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중국 지방 정부는 재정수입의 3분의 1가량을 개발업체에 대한 토지 판매를 통해 얻고 있다. 주택 판매 둔화가 장기화할 경우 고용과 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이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주택 매매 활동 둔화가 내수에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4%에서 8.1%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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