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1조원대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6민사부는 13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즉시연금 지급 관련 소송 1심에서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삼성생명이 피고인 보험금 청구소송, 한화생명이 원고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등 별개 사건을 같은 날 결론냈다.
즉시연금 분쟁은 2017년 만기형 즉시연금 가입자들이 최저보증이율에 못 미치는 연금을 받았다며, 덜 받은 연금액을 지급하라고 보험사에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즉시연금은 보험 가입 시 보험료 전액을 일시 납입하고 가입 다음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는 상품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가입자의 만기환급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순보험료(납입보험료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에서 일부를 공제하고 연금 월액을 산출했다. 가입자들은 연금액이 상품 가입 시 들었던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친다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2017년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연금액 산정 방법이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삼성생명이 연금을 과소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책임준비금으로 공제한 금액을 계산해 모두 연금으로 제공하라 권고했다.
특히 금감원은 삼성생명 즉시연금 사례 5만5000여건을 포함해 생명보험업계 전체적으로 16만건이 넘는 유사사례에 대해 일괄 구제할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이 2018년 파악한 비지급금 규모는 업계 전체로 1조원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들은 즉시연금 추가지급 대상과 약관 해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금감원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교보생명 등은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이들은 모두 약관에 만기환급금 산정 방식(만기보험금 지급 제원 공제)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게 패소 원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