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녹색에너지 전환…IEA “연간 4조 달러 투자 필요”

입력 2021-10-1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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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년 평균의 3배 이상 투자 필요
“올해 전력난으로 세계 탄소 배출 역대 2번째 증가폭 전망”

▲페이스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AP뉴시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4조 달러(약 4749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페이스 비롤 IEA 사무총장은 “현재 전 세계 녹색에너지 발전이 전 세계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너무 느리다”면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여야만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준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IEA가 제시한 새 투자액은 2016~20년 평균의 3배 이상에 달하는 것이다.

그는 “청정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개선, 태양광, 전기차 활성화를 추진하면 더는 화석연료를 사용할 필요 없이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면서 “말은 매우 간단하지만 화석연료만으로는 부족한 에너지 공급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IEA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가 신기록을 세우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원이 급성장했지만, 실질적인 에너지 관련 지표 변화는 완만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올해는 각국의 전력난으로 석탄과 석유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오히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대 두 번째로 큰 연간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리기후변화 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이 이미 발표한 것보다 더 많은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세금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에너지개발과 관련한 규제를 개선하는 등 여러 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IEA는 청정에너지 투자는 장기적으로 에너지 부문에서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현재 전체 에너지 수요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EU의 석탄과 원유, 천연가스 최대 공급처다.

IEA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IEA는 “전 세계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것은 아니며, 유럽과 북미에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는 곧 자본을 만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신흥국가와 개발도상국가”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분 대부분이 아시아와 전 세계 신흥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IEA 보고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을 앞두고 나왔다. 각국은 다음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기후변화운동 단체인 350.org의 전무이사인 메이 보브는 “재생에너지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다”면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도 이는 곧 닥칠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미리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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