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통안채) 발행으로 지급하는 이자비용이 올해 2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발행규모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조절 수단 중 통안채 발행 비중도 80%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15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경숙 의원과 정성호 의원에게 제출한 요구답변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통안채 발행 이자로 지급한 규모는 1조원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까지 지급 규모는 2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엔 2조2000억원을 지불해 3년만에 2조원대로 감소한 바 있다.
같은기간 연평균 발행금리는 0.81%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해 0.84%보다 낮은 수준이다. 발행액은 89조6000억원이었다.
8월말 기준 발행잔액은 151조8000억원에 그쳤다. 단순비교키는 어렵지만 이는 연간기준으로 보면 2009년말(149조2000억원) 이래 최저치다.
올 2분기 기준 통안채 발행 규모는 151조9000억원이었다(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 관련 상대매출 발행액 제외). 이는 환매조건부채권(RP) 순매각(17조8000억원)과 통화안정계정(통안계정)(12조원)을 합한 총 유동성조절규모 181조7000억원과 견줘서든 83.6%에 그친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0.5%로 꽤 오랜기간 낮았었기 때문이다. 91일물 발행금리가 0.5%를 밑돌 때도 있었다”며 “하반기엔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통안채로는 장기물인 3년물이 신규발행되면서 발행금리가 지금보다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발행잔액도 많이 줄었다. 통화량이 늘면 필요지준이 늘어 유동성조절 필요규모가 감소하게 된다. 화폐발행액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직후인 지난해 초 기준금리를 1.25%에서 0.5%까지 인하한 바 있다. 0.5% 기준금리 수준은 작년 5월말부터 올 8월말까지 유지됐었다.
또, 한은은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2년물을 발행함에 따른 대응조치로 올 9월부터 통안채 3년물을 신규발행하기 시작했다. 9월15일 1조원 규모로 첫발행된 통안채 3년물 발행금리는 1.510%였다.
8월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59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7월 기준 필요지준액은 87조9000억원으로 올 1월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한 이래 역대 최고치행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