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서부산텍사스유(WTI), 브렌트유 등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의 조기상환 규모가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원유DLS는 국제 유가의 가격 변동성을 기초자산으로 투자하는 원금비보장형 유가증권을 말한다. 원유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보다 40~60% 떨어지지 않으면 연 10% 정도의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가입 기간 중 원유 가격이 계약 시점보다 40~60% 밑으로 떨어지고 만기 때까지 계약 시점의 80~85%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하락률만큼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이투데이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WTI 및 브렌트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 발행 규모는 지난 5월 1개(20억 원), 8월 2개(37억5988만 원)을 기록했다.
원유DLS의 조기상환 규모는 △1월 45개(1265억 원)를 기록 후 △2월 116개(2297억 원)로 상승했다. 그러나 △3월 161개(1565억 원) △4월 123개(1433억 원) △5월 73개(1191억 원) △6월 50개(1010억 원) △7월 28개(743억 원) 순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7월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낙인이 발생한 DLS 규모는 7306억 원으로 원유 및 이자율 관련 편입 상품에서 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내외 이슈로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DLS 관련 상품의 조기상환 지연과 낙인 발생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는 주가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이 증가했지만 최근 코스피는 30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원유 수요 급증이 전망되며 WTI 선물 가격 역시 배럴당 80달러를 웃돌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1.31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10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세 기관 모두 공통적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증권가에선 국제유가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OPEC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수요 전망치를 낮추고 예년보다 추운 겨울이 난방 수요를 높일 수 있겠지만 동시에 이동 거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따라서 시장의 타이트한 수급 여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에 따른 전통 에너지원의 공급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 가시화에 따른 이동량 증가와 동절기 한파 우려로 인한 재고 확보 수요로 유가는 4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최근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 급등으로 발전용으로 원유를 사용하려는 움직임 역시 유가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