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함 54시간 휴식·의료보험 지원 확대 등 합의
양측은 마라톤 협상 끝에 IATSE가 당초 제시했던 파업 시한인 18일을 이틀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이로써 미국 영화업계는 128년 IATSE 역사상 첫 전국 단위 파업을 피할 수 있게 됐다. IATSE를 이끄는 매튜 러브 노조위원장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엔터테인먼트업체, IT업체들과 맞붙었다”면서 “이것은 할리우드식 엔딩”이라며 자축했다.
이번에 타결된 새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주말 포함 54시간 휴식을 비롯해 의료보험과 연금 지원 확대, 계약 기간 임금 연 3% 인상 보장 등이 포함됐다. 또한 마틴루터킹데이도 쉴 수 있도록 휴일에 포함하고 근로자들의 다양성을 촉진하는 이니셔티브를 세우는 것도 합의 내용에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산업의 급성장으로 인한 근무환경 악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제작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약 18개월간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작품 제작에 박차를 가하면서 임금과 근무환경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IATSE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 아마존 비디오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작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박봉과 장시간 근무, 휴식시간이 보장되지 못한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IATSE 조합원들은 지난 4일 90% 참석에 98%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고 지도부에 협상 권한을 위임했다.
사측 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옥타비아 스펜서, 제인 폰다 등 유명 배우들은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 크리스토퍼 놀란, 배리 젠킨스, 론 하워드 등 유명 영화감독이 속한 미국 감독조합(DGA)도 IATSE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