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집회 혐의로 기소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19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양 위원장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양 위원장은 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회색 방역복과 안면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나왔다.
양 위원장 측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을 제외하고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감염병예방법의 경우에도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지만 법률조항의 위법성이나 집회 제한 고시의 위헌성에 대해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예방법과 관련해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 이호중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공동의장(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증인으로 불러 의견을 듣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굳이 이 교수가 법정에 나와 말하는 것보다 변호인이 서면으로 소개하거나 구술변론해도 될 것"이라며 불허했다.
양 위원장은 주최 측 추산 8000여 명이 모인 7·3 전국노동자대회를 포함해 지난 5~7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위반한 불법 집회를 다수 주도해 집시법·감염병예방법을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받는다.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은 8월 13일 발부됐지만 양 위원장과 민주노총이 영장 집행에 반발하면서 9월 2일에야 신병이 확보됐다.
양 위원장은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가 없는데도 자신을 구속한 것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지난달 13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15일 청구를 기각했고 검찰은 같은 날 양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