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직전 통일펀드, 대북 관계 개선 조짐에 고개들까?

입력 2021-10-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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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통일펀드 수익률 추이(단위: %, 개,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우리 정부가 북미대화 중재에 나서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될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남북철도·도로 현대화 구상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대북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때문에 고사 직전에 있는 통일 펀드가 살아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펀드 5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3%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북 관계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최근 6개월 수익률은 –7.07%, 3개월 수익률도 –7.01%를 기록중이다.

수익률이 살아나지 못하다보니 자금도 빠르게 빠져 나가고 있다. 연초 이후에만 280억 원이 유출됐고 6개월 사이에 109억 원이 사라졌다. 때문에 5개 펀드의 설정액도 558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개별펀드로는 삼성통일코리아 펀드가 설정액 19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하나USB그레이터코리아 등은 각각 149억 원, 166억 원으로 3개 상품만 설정액 100억 원을 넘는다.

대표적인 관제 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통일펀드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 이후 20여 개가 우후죽순 출시됐다. 당시 남북 경협주를 주로 편입하는 것을 컨셉으로 잡고 운용됐지만 경협주 자체가 특정 업종을 꼽을 수 없고 이에 대한 혜택도 전무하다보니 운용 전략도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현 정권이 들어선 후 남북 관계가 급진전되면서 반짝 고개를 들기도 했다. 실제로 통일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34.35%, 2년 수익률은 40.98%에 달한다. 이후 북미 대화가 원점을 맴돌고 남북관계도 냉온탕을 오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사라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대부분의 통일 펀드가 자금 이탈로 청산됐고 이마저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하고, 남북통신연락선도 복원됐다. 여기에 통일부가 국정감사에서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내부 준비 상황과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한미 간에 구체적 진전이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일부 대북주들이 출렁이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각종 전력변환기기류를 생산·판매하는 선도전기는 남북경제 협력이 진행될 경우 북한이 부족한 전기를 송전하는 인프라 사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 한주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54.22% 급등했고 경협주인 신원도 22.16% 상승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단기성과는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증시나 펀드 시장에서 대북 내성이 생긴 만큼 뚜렷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한 의미있는 반등은 힘들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통일펀드는 이미 시장의 관심에서 많이 벗어났고 통일펀드만의 투자전략이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대부분 펀드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대형주들을 편입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대북 관계 개선이 특별한 모멘텀이 되긴 힘들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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