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자 계약포기 무순위로 나와
패닉바잉·금리인상 후폭풍 분석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최근 무더기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는 등 열기가 다소 가라앉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이 17일 미계약분 18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지상 12층짜리 1개 동에 67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지난달 9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61대 1을 기록했다. 단 1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54㎡A형은 459명이 몰려 459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당첨자 절반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절반 가까이가 무순위 청약으로 시장에 나왔다.
지난 8월 분양한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 아파트도 청약 당시 43가구 모집에 994명이 몰려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27가구가 미계약됐다. 이에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18가구가 미계약 상태로 남아 20일 2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7월 청약을 받은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 역시 47가구 모집에 168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36대 1을 기록했다. 단 1가구를 모집한 전용 67㎡형에서는 78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 78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 단지도 지난달 전체 물량의 70%에 달하는 33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은 분양가가 9억 원 미만이어서 중도금 대출이 나오고 잔금 대출도 40%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4월 분양한 관악구 ‘중앙하이츠포레’(82가구)와 3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하늘채베르(165가구)는 '완판'(100% 계약)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빌라와 다를 바 없는 '나홀로 아파트'여서 선호도가 떨어진다"며 "청약 광풍에 가점이 낮은 사람들이 ‘일단 넣고 보자’는 식으로 청약을 넣었다가 덜컥 당첨이 되자 자금 부담 등의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