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 대란 탓 ‘재고’ 부족 극심
비인기 차종 위주로 최대 할인율 제시
“작년 할인율 유지, 물량은 줄어들 것”
대한민국 최대 쇼핑 이벤트로 자리매김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올해도 국내 주요 자동차 업체가 참여한다.
다만 반도체 부족 탓에 불거진 생산 차질, 이로 인한 재고 부족, 원자재 가격 폭등 등이 맞물리면서 작년 수준의 할인과 할인물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차 업계의 중론이다.
2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 대부분이 올해 ‘2021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에 참여한다. 올해 행사는 내달 1일부터 보름 동안 전국 지자체와 주요 기업, 유통업계 등이 참여한다.
자동차 업계 역시 연말 비수기를 탈피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히 이 행사에 참여했다. 비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큰 폭의 할인율을 제시했고, 재고 문제도 해결했다.
반면 올해는 할인율과 할인 대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시작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이번 행사에 내놓을 물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시아에 발주했던 반도체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 탓에 생산 차질을 겪었고, 지금도 재고 부족과 출고 대기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올해 행사에 참여해 일부 비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최대 할인율’을 제시하겠으나 행사 물량은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쏘나타와 더 뉴 그랜저ㆍ싼타페 등을 대상으로 최대 10% 할인을 제시했다. 코세페 할인 물량을 위해 재고차 1만3000대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아산공장의 잇따른 셧다운 등에 따라 재고가 모자란 상태다. 현재 일부 인기차종은 출고 대기만 5~6개월에 달하는 등 물량 부족까지 겪고 있다.
기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8차종을 대상으로 코세페 물량 8000대를 확보해 발표했던 기아는 올해 이 규모를 줄인다. 특히 작년에 할인 폭이 컸던 차종은 단종을 앞뒀던 △K7(7%) △스토닉(7%) 등 비인기 차종이었다.
이와 달리 올해는 △신형 스포티지를 비롯해 △신형 K8 △신형 카니발 △신형 쏘렌토 등 신차가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만큼, 작년 수준의 할인율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지엠도 반도체 부족 탓에 부평공장이 잇따라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재고가 부족하다.
특히 수출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재고가 크게 모자란 상태. 현재 올해 행사에 제시할 할인율과 물량을 검토 중이지만 "작년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말리부와 트랙스ㆍ이쿼녹스 등 1500대를 대상으로 차 가격의 최대 10%를 할인한 바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구체적인 물량을 제시하는 대신, 매달 선보이는 프로모션을 확대해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유럽에 수출하기도 바쁜, 대표적인 인기 차종인 XM3는 재고가 부족해 올해 행사에 대대적인 할인 물량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전날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 코리아세일페스타 지자체ㆍ부처 합동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연계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1276개 기업이 참여를 신청했다.
회의를 주재한 박진규 산업부 1차관은 "연초 경기 회복 개선 흐름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다시 어려워지는 가운데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코세페가 내수 활성화의 촉매제가 되도록 정부와 17개 시ㆍ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자동차 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 가운데 하나다"라며 "올해는 재고가 모자란 탓에 코세페는 물론, 12월로 예정된 연말 할인도 예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