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헝다가 유예기간 종료 전 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2022년 만기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8350만 달러(약 983억 원)를 수탁 기관인 시티은행에 송금했다고 전했다.
앞서 헝다는 지난달 23일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다만 30일 유예기간 조항에 따라 공식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았고 오는 23일 유예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다.
헝다가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공식 디폴트로 선언되기 전 급한 불은 끈 셈이다.
그동안 시장은 헝다의 디폴트 가능성을 높게 봤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헝다가 위안화 채권을 우선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와서다.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부동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달러 채권의 상환 의무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힌 후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헝다가 자산 매각에 실패하면서 또다시 디폴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상환에 실패했다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상당했다. 헝다의 192억 달러 규모 다른 미지급 채권에 대한 크로스디폴트 가능성도 제기됐다.
크로스 디폴트는 한 채무 계약에서 디폴트가 선언되면 채권자가 채무자의 다른 빚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번 상환을 제외하고도 9월과 10월 세 차례 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다. 지급에 실패한 이자 규모만 2억7900만 달러에 달한다. 당장 4750만 달러의 이자 미지급 유예 종료 시점이 다음 주 도래한다. 11월과 12월에도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저스틴 탕 유나이티드퍼스트파트너스 아시아 연구원은 "예전에도 봤던 것"이라면서 "(이자 상환이) 헝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며 헝다가 '산송장(living dead)'이라는 점을 바꿀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헝다의 이자 지급 소식에 주가는 7.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