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와이너리가 역사를 쌓아가며 사랑받는 것처럼, 오랜 시간 목욕 문화를 이끌어가는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다”
이자현 라퀴베메종 대표는 25일 창업 목표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첫 직장은 증권사였다. IB(투자은행)부서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하다가 한 엔터테인먼트의 IR 담당자로, 다시 화장품 회사 대표로 변신했다.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전혀 다른 분야로 뛰어들었지만, 대단한 계기는 없었다.
이 대표는 “직장생활 중 출장이 잦았고, 하루에도 5~6건의 미팅을 진행하다 호텔에 돌아와 녹초가 돼 쓰러지기 일쑤였다. 피로를 풀기 위해 반신욕을 즐겼다. 목욕은 일종의 휴식이자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에 집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브랜드 탄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년간 사전조사 끝에 지난해 2월 브랜드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리기 위해 고민했지만, 코로나19로 대면 홍보가 어려워졌다. 해외여행 대신 호캉스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는 걸 보며 호텔과 제휴해 제품을 알리기로 했다. 프랑스 와인을 모티브로 잡았기에 다수 브랜드 호텔과 다양한 컨셉으로 상품을 알릴 수 있었다.
그는 “프리미엄 입욕제 시장을 공략하다 보니 국내 유명 백화점, 호텔 등에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태국 방콕에 위치한 고급 뷰티 편집샵에도 진출했다. 초기 생산 물량은 이미 다 소진한 상태다. 출시 1년 반 만에 수출까지 진행했으니 놀라운 결과다”고 언급했다.
창업 후 짧은 시간에 좋은 성과를 이뤘지만,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 2년간 주말 출근에 밤늦게까지 일했지만 언제 성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만연했다. 한 푼도 못 벌고 계속 비용만 들어가는 시기도 있었다.
이 대표는 “창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재능, 노력, 운이 필요하다고 한다. 입욕제라는 평범한 아이템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불안한 시기를 이겨낼 재정적, 정신적 기반을 만들지 못한다면 창업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라퀴베메종의 목표는 오랜 시간 사랑받는 브랜드로 세웠다. 와이너리가 포도 품종, 토질에 신경 쓰듯 제품 기획단계에서 원료 선정부터 기획, 제조·유통, 마케팅까지 전부 직접 담당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사회공헌사업도 넓힐 예정이다. 사업을 시작하며 여러 사람에게 받은 도움을 사회에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