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평일 오후 10시 이후 감축 운행하던 서울 대중교통을 25일부터 정상화한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이 반색했다. 평일 귀가 시간이 늦더라도 장시간 대중교통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택시를 이용하면서 쓴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운행 정상화로 시민들은 '위드 코로나'가 성큼 다가왔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서울시는 이날 밤부터 대중교통을 정상 운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야간 통행량 감소를 목적으로 7월 9일 시작했던 감축 운행을 109일 만에 종료한다. 2ㆍ5~9호선, 우이신설선과 시내ㆍ마을버스는 감축 이전 단계로 돌아간다. 코레일과 연계 운행하는 지하철 3ㆍ4호선은 12월 1일부터 차례로 정상화할 방침이다.
대중교통 정상 운행 배경에는 식당과 카페 등 야간 영업제한 완화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가 맞물려 있다. 특히, 지난달 6일부터 식당ㆍ카페 매장 내 식사 가능 시간을 오후 10시로 완화하면서 지하철과 버스 이용객이 증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지하철과 시내버스 이용객은 야간 감축 시행 전 대비 각각 18만7000명, 21만3000명까지 회복했다. 백신 접종률은 이날 기준 1차 80.2%, 2차 71.3%까지 올라왔다.
대중교통 정상화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일상이 가까워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현모(31) 씨는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확진자가 많이 나오지만 대중교통을 평소처럼 운행하는 건 종식이 불가능하다는 뜻 아니겠냐"며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탈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박모(31) 씨 역시 "집에 가는 시간이 줄어들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감축 운행으로 식당 마감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고 택시도 자주 탔는데 이젠 예전처럼 출퇴근할 수 있겠다"며 반색했다.
우려를 나타내는 시민도 있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해외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사례를 언급하며 일상에서 방역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7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독일은 22일 1만51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은 21일 신규 확진자가 5만2009명이 발생하면서 3개월 만에 5만 명을 넘었다. 서유럽 국가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방역 규제를 완화했지만 백신 미 접종자와 백신을 맞은 지 오래된 사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감염 불안감을 낮추는 방안으로 혼잡도 관리를 꼽았다. 모니터링을 시행해 혼잡이 발생하는 시간대에는 추가적인 집중배차 등 차내 혼잡도를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방역 조치도 병행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혼잡도 모니터링, 철저한 방역 관리에 힘써 안전한 대중교통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대중교통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방역 지침 준수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