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기 "사장님이나 저나 박살 난다"…황무성 "유동규ㆍ정진상 직접 말 않고"
이재명 "지엽말단 조작" 일축하면서도 구체적 해명은 안 해
25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압박이 담긴 녹취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의혹 핵심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을 이끌 수 있었던 동력인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배경으로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전 사장은 전날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사퇴 압박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다음 날인 이날 대장동이 있는 성남시분당구갑 지역구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2015년 2월 6일 당시 유한기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사장님이나 저나 뭔 백(뒷배)이 있나. 유동규가 앉혀놓은 것 아닌가”라며 “사장님이 몇 번 정리하신다고 했지 않나”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황 전 사장은 “당신이 엄청난 역할을 맡았구나. 정 실장(이 후보 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나 유동규가 직접 말은 못하겠고”라며 “내주에 (사퇴)해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유한기 본부장은 “오늘 해야 된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이 난다”고 압박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이 후보가 측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 전 실장의 경우 국정감사에 출석해서 측근이라 인정한 바 있다.
임기가 보장된 공공 산하기관장 사직 강요는 직권남용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을 강요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직권남용죄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서다.
이에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이날 유동규 전 본부장과 유한기 본부장, 정 전 실장 등을 직권남용과 강요죄 혐의로, 또 이 후보를 공범으로 적시해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황 전 사장 관련 녹취에 대해 이 후보는 같은 날 경기도청에서 가진 경기지사 퇴임 기자회견에서 “일부러 지엽 말단을 조작하거나 뒤흔들어 본질과 줄기를 숨기려 하는 시도들”이라고 부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이 후보는 배임 의혹도 받고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대장동 개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이 후보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민주당과 같은 진보진영의 정의당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성남도개공은 대장동 개발 공모지침을 내기 전에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투자계획안의 지분만큼 이익 확보가 아닌 고정이익 방식으로 바꿨고, 공모 뒤 사업협약 과정에서도 초과이익 환수 의견이 제기됐지만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