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신작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새로운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주식시장이 드라마 흥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인 종목은 드라마 ‘지리산’을 제작한 에이스토리다. 킹덤·시그널 등의 각본을 쓴 김은희 작가와 도깨비·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의 조합에 전지현·주지훈·성동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출연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에이스토리의 주가는 방영 전부터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지리산 방영일 직전인 지난 22일 에이스토리의 주가는 4만9550원까지 오르며 8거래일 간 약 25% 가량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첫 방영 후 컴퓨터그래픽(CG)과 배경음악 등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주가는 고꾸라졌다. 주가는 방영 후 첫 주식 거래일인 25일, 전 거래일보다 19.78% 하락한 3만975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이날 한때 3만9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마이네임도 지리산과 상황이 비슷하다. 마이네임은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인 흥행 이후 연이어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큰 기대를 모았다. 인간수업의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개봉 초기 성적도 좋았다. 지난 15일 공개된 마이네임은 5일만인 20일 넷플릭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세계 순위 3위까지 올랐다.
개봉 초기 호성적에 힘입어 주가도 급등했다. 마이네임 제작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주가는 개봉일인 15일 3320원으로 장을 마쳤으나 세계 순위 3위까지 오른 20일에는 4650원을 기록했다. 3거래일 만에 40%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도 주가도 더 힘을 받지 못했다. 마이네임의 26일 현재 순위는 5위를 기록 중이며 563점까지 올랐던 점수도 407점으로 떨어졌다. 주가도 25일 전거래일 대비 23.7% 하락한 3550원을 기록했다.
드라마 공개 후 급락을 겪은 지리산·마이네임과 달리 오징어게임 관련주는 비교적 상승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지난달 17일 공개 이후 이번 달 24일까지 32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징어게임이 흥행하며 관련주로 주연 버킷스튜디오의 주가가 뛰었다. 이정재가 소속된 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의 대주주라는 이유에서다. 개봉일인 지난달 17일 2765원에 그쳤던 버킷스튜디오의 주가는 공개 약 10일 만에 종가 기준 4755원을 기록했다. 70%가 넘는 주가 상승이다.
이날 이후 주가가 서서히 내려오고는 있지만 25일 기준, 3955원으로 여전히 개봉 전보다 43% 높은 주가를 기록해 오징어게임의 흥행과 주가가 연동돼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처럼 최근 드라마의 흥행과 주가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양상을 띠면서, 주가가 곧 드라마의 성공 지표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주가는 당장 제작된 콘텐츠의 흥행 여부뿐만 아니라 제작사의 사업성, 차기작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순히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 흥행 상황 등을 가지고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