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을 많이 주는 주식일수록 12월말까지 매수세가 강해지므로 주가도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주식시장 폐장일인 12월 30일 이틀 전인 12월 28일까지 주가가 오르다가 다음날부터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곤 했다. 주식 주문 후 대금결제, 주식 입고까지 2영업일 소요되니 주식을 12월 28일까지 매수해야 12월 30일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12월 29일이나 30일에 주식을 매수하면 그 다음해에 이름이 올라가기 때문에 주주 자격을 얻지 못한다. 문제는 대개의 고배당주들이 12월 28일까지는 주가가 오르고 29일 이후에는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배당금을 많이 주기로 유명한 KT&G는 2020년 10월 30일 8만1000원이던 주식이 12월 28일까지 9.4% 오르며 8만8600원에 마감했다. 12월 28일까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2021년 봄에 주주총회가 끝나고 회사로부터 1주당 4800원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주가 8만8600원 대비 배당수익률이 5.4%나 되니까 꽤 쏠쏠하다. 그러나 12월 29일 주가는 전날 대비 6% 가까이 빠진 8만3100원에 마감하며 배당수익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고 그 이후에는 한동안 내리막을 걸었다. 29일부터는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다 보니 늘 그런 현상이 반복됐다.
매년 이런 패턴의 주가흐름을 보이니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배당주에 관심이 없어서 주가가 지지 부진할 때 매수하고 12월 28일에 매도하는 방법이 그 하나이다. 즉 배당금 대신 자본차익을 얻는 것이다. 또 다른 전략은 주가 흐름에 신경 쓰지 않고 매년 배당금만 알차게 받는 것이다. 주로 큰 금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전략일 수 있다. 이에 대한 결정을 하려면 본인의 투자성향과 자금운용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배당금 규모와 지급여부 등은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식으로 진행한다. 결국 회사 경영진의 의지에 달렸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이익이 발생해도 배당금을 안 줄 수 있고 적자가 발생했지만 주주들을 위해 배당금을 지급할 수도 있다. 사실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배당금 지급 여부도 알기 어렵고 얼마나 줄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왕이면 배당계획이 확실히 서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주주 친화적인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미리 배당 계획을 밝히는 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사업보고서의 배당에 관한 사항에서 “3년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 매년 연간 총 9조6000억 원 수준의 정규 배당을 실시하고 잔여 재원 10조7000억 원을 특별 배당금 성격으로 2020년 기말 정규 배당에 더해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0년말의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에게 이 금액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향후 3년간도 정규배당을 9조8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잔여재원이 발생하면 추가로 환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단 삼성전자는 연말 배당으로 한 번 주는 것이 아니라 분기마다 나누어 지급한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사업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70%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반기까지 488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었으니 연말까지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많은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3분기 이후 실적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분기별 실적 점검을 해야 한다.
석유왕 존 록펠러가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유일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바로 배당금이 들어오는 것이라네” 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배당은 예나 지금이나 주주들에게 투자의 재미를 주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특히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졌을 때 배당금이 입금되면 절로 힘이 난다. 포털사이트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과거 3년치 배당여부, 배당 정책, 최근 실적 등을 체크해 좋은 배당주 하나씩 발굴해서 투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