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넘는다" 건강 앞세운 K음료, 전세계 톡 쐈다

입력 2021-10-31 13:34수정 2021-10-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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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바통을 K음료가 이어받을 기세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건강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저칼로리 맥주, 채소 주스 등 국내 건강 관련 음료 수출량이 확 늘고 있어서다. 업계는 수출 지역을 확대하는 등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는 데 공들이고 있다.

3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4억4200만 달러(한화 약 5190억 원)였던 음료 수출액은 지난해 5억 달러로 14% 증가했고, 올해 1~8월 동안 4억2300만 달러가 팔려나가며 이미 지난해 수출액에 거의 육박했다.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에 힘입어 무알코올 맥주와 채소 주스 수출이 각각 487.9%, 53.2%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무알콜 음료 '하이트제로 0.00' (하이트진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주류 및 음료 음용 문화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K음료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저도주, 저칼로리 콘셉트인 '하드셀처'의 인기가 대표적이다. 실제 글로벌 주류 시장 카테고리별 데이터에서 지난해 대부분의 주종이 2019년과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데 비해 하드셀처가 포함된 RTDs만 16% 가까이 '나홀로 성장'했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제한되며 다이어트 식품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음료, 주류 시장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퍼져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무알코올 맥주 등 ‘제로 음료’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라면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이후 야외활동 축소, 집합 금지 영향으로 음료ㆍ주류 수출이 감소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완화되며 회복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본 유통 매장에 진열돼 있는 CJ제일제당 '미초' (CJ제일제당)

식품업계는 건강을 앞세워 해외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초'를 앞세워 음용 식초 종주국 일본을 넘본다. 일본 시장에서 2015년 연 매출 50억 원에 그쳤던 미초는 지난해 1000억 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과일발효초’ 콘셉트로 차별화해 미용과 K뷰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에게 가볍게 마시면서 피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미초는 일본 희석식 음용 식초 카테고리 1위로 올해 6월 기준 침투율(1년에 1회 이상 구매하는 가구 수 비중)이 60%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시장에 약 1620만 캔(250㎖ 환산 기준)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니즈를 저격한 결과다. 밀키스는 우유가 들어간 건강하고 부드러운 탄산음료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중국 현지를 공략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국내에 없는 딸기맛, 망고맛 등을 선보이는 등 현지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은 올해 중국 시장에 2500만 캔이 넘는 밀키스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대륜발마트'에 롯데칠성의 '밀키트'가 진열돼 있다. (롯데칠성음료)

무알코올 맥주도 해외 시장을 겨냥해 들썩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무알콜 맥주에 뛰어든 하이트진로의 무알콜음료 ‘하이트제로 0.00’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호주, 사우디, UAE, 러시아 등 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초 재출시한 '칠성사이다제로'는 지난 3월부터 영미 지역에 수출을 개시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로 K음료 수출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 연구실 수석연구원은 "식음료 수출 부문에서 위기 중 하나가 선복 구조인데 HMM 등 유관단체와 MOU를 맺는 등 선복 지원이 활발하다"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로 돌입하고 있어 최근의 음료, 주류 수출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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