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모티브로 삼은 코인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한 코인까지 등장했다.
28일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따라 암호화폐 ‘스퀴드 게임’ 토큰이 등장했고, 하루 사이에 2400%가 넘는 폭등을 기록했다. 이 토큰은 29일 오후 2시 현재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반영하듯 스퀴드 게임 토큰은 26일 거래 시작 1초 만에 매진됐고, 이후 이유 없이 가격이 급등했다. CNBC는 이에 대해 “좋은 홍보 외에 특별한 이유 없이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패러디 암호화폐 목록에 합류했다”고 했다. 내재가치를 가지기보단 유행을 따라 만들어진 전형적인 ‘밈(meme) 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밈 코인인 ‘시바 이누’ 역시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시바견이 상징인 ‘도지코인’의 아류로 불리는 시바 이누는 28일 가격이 폭등하며 한때 도지코인의 시가 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시바 이누는 코인마켓캡에서 사상 최고가인 0.00008845달러를 기록, 한때 시가총액이 444억9000만 달러까지 상승하며 도지코인의 시총을 앞질렀다. 다만 이후 시바 이누는 가격이 하락하고, 도지코인이 전일 대비 38.8%나 오르며 시총 규모를 뒤집었다. 최근 1주일로 따질 경우 시바 이누의 가격 상승폭은 173%에 달한다.
시바 이누는 료시라는 익명의 인물이 2020년 8월에 만든 이더리움 기반의 코인이다. 총발행량이 무려 1000조 개에 달해 2100만 개로 제한된 비트코인과 큰 차이가 난다. 도지코인의 경우 무제한 생산이 가능하다. 시바 이누는 주요 암호화폐에 비해 아직 가격대가 저렴하고, 최근 가격 상승세가 엄청나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퀴드 게임 토큰과 시바 이누처럼 최근 밈 코인의 가격 상승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단지 이런 이유로만 투자를 결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인 가격이 이유 없이 상승하듯 급락에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밈 코인을 두고 사기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5월 국내에서는 도지코인의 흥행을 따라 해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내세운 ‘진도지 코인’이 등장했다. 당시 ‘K-밈 토큰’을 내세우며 눈길을 끌었으나 개발자가 하루 만에 전체 물량의 15%에 달하는 진도지 코인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며 가격이 97%나 폭락했다. 개발자가 챙긴 이득은 30억 원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밈 코인 투자에 주의를 당부한다. 미국의 투자전문가 보네파르트는 “시바 이누와 같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후발 암호 화폐)은 기본적으로 커뮤니티 기반이므로 알트코인의 성공은 (코인 자체의) 실효성보다는 커뮤니티의 성공과 성장에 크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FTX US의 사장인 브렛 해리슨도 “많은 알트코인은 매우 위험할 수 있고 고유한 투자 가치가 없을 수 있으며, 개인 투자자는 연구와 상당한 주의 없이 이러한 자산을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