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현재 공급난 및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악재로서 증시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10월 ISM 제조업 지수(60.8, 예상 60.3)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신규주문(66.7→59.8), 생산(59.4→59.3)이 둔화했으나 이는 공급자배송(73.4→75.6), 가격(81.2→85.7) 등 공급난과 관련된 충격에도 미국 내 수요는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 중 약 80% 이상이 예상보다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탄탄한 수요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의 10월 수출도 마찬가지다. 자동차(-4.7%), 차 부품(-01.2%)을 제외한 반도체(+28.8%), 석유화학(+68.5%), 가전(+13.9%), 2 차전지(1.4%) 등 나머지 15대 주요 품목들이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는 점은 공급난의 여파가 국내 수출 산업에 제한적이 영향만 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공급난의 해소가 현실화되는 것은 내년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난에 대한 우려는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상의 요인들을 고려하면 이날 국내 증시는 11월 FOMC 경계심리에도 위험자산 선호심리 지속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 거래일 테슬라(8.5%), 포드(5.1%) 등이 전기차 사업 투자 확대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인 점은 금일 국내 자동차 및 2 차전기 관련 업종들의 투자심리를 개선시켜줄 것이다. 미국 증시에서 중소형주(러쏄 2000, 2.7%) 장세가 전개됐다는 점은 국내 중소형주 업종에도 긍정적인 주가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연이은 급등세를 보였던 일부 신기술 관련 테마 업종에서는 단기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됨에 따라 주가 변동성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10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24.0% 늘어 증가 폭이 확대됐다. 조업일수가 전년과 같았으며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550억 달러 수출액을 이어가며 역대 월간 수출액 2위를 기록했다. 수입은 37.8% 증가했다. 내수 회복과 수출경기 호조 등으로 1차 산품과 중간재 위주로 늘었다. 무역흑자는 16.9억 달러로 축소됐다.
공급망 차질에도 주요 9대 지역향 수출은 7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선제적으로 경제 정상화가 진행된 미국(22.9%)과 EU(19.5%)향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다. 전력난 등으로 수출 둔화가 우려됐던 중국(24.9%)향 수출 역시 양호했다.
아세안(29.2%)과 일본(35.2%)향 수출 역시 경제 정상화와 맞물려 증가세가 확대됐다. CIS, 중동, 중남미 지역 또한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도 공급망 차질 영향은 제한됐다. 반도체(28.8%)와 석유화학(68.5%), 철강(48.6%), 일반기계(12.7%) 등 주력 수출 품목은 산업 전반의 수요 확대와 수출단가 상승이 맞물려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OLED(8.7%), 2차전지(1.5%), 바이오헬스(11.1%)를 비롯한 유망품목 또한 작년 급증한 기저효과에도 증가 흐름이 유지됐다. 부품 조달 문제가 잔존하는 자동차(-4.7%)와 차 부품(-1.2%)만 역성장했다.
공급망 차질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자동차 업종에 국한됐다. 공급 병목을 의미한 운임지수 상승세가 멈췄으며 병목을 야기했던 아시아 등 주요 지역 생산 둔화는 회복되고 있다. 공급망 차질로 인한 수출 경기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되겠다.
수출 호조는 상당 부분 단가 상승에 기인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수출품목의 물량 증가는 미미했다. 공급 병목이 해소되면 역으로 단가 상승효과는 약화하겠으나 물량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및 친환경 투자가 본격적으로 집행되면서 관련 산업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