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제한으로 인한 공급ㆍ수요 간극 탓...한동안 마진 강세 이어질 듯
연일 치솟고 있는 휘발유 마진이 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휘발유 수출 물량도 크게 늘면서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 휘발유 마진은 배럴당 19.1달러로 20달러에 육박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8월 평균 10.2달러, 9월 평균 9.9달러, 10월 평균 15달러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10월 마지막 주에 19달러를 돌파했다.
휘발유 마진의 증가는 코로나 19 백신 접종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중국의 수출량 통제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최소 연말까지 자국 내 석유제품 공급을 위해 휘발유, 등ㆍ경유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 휘발유 시장의 공급량은 제한된 상황이다. 연말까지 중국에서 수출하는 휘발유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현재 휘발유가 계절적으로 비수기임에도 마진이 이렇게 치솟은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면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공급과 격차가 발생해 벌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로 육상이동이 풀리면서 휘발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와 쿠웨이트 정유 공장 폭발 사고 등으로 휘발유 물량이 역내로 나오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유공장이 생산 증산에 나서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만큼 휘발유 마진은 더 오르기보다는 유지하거나 안정화될 것"이라면서 "수급 또한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유사들은 휘발유 수출 물량 증가로 연말까지 수출 호조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분기 국가 주요 수출 품목'에 따르면 3분기 휘발유 수출은 전체 석유 제품 수출량의 23%를 차지해 경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율로 따지면 53%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 수출하는 휘발유는 지난해 동기 25만1000 배럴에서 올 3분기 271만 배럴로 8.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 휘발유 수출량도 239만 배럴에서 545만6000배럴로 2.2배 증가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분기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휘발유 수요가 늘면서 수출 역시 그 지역 쪽으로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정유사들이 작년보다 원유 생산 가동률을 높이면서 그만큼 수출 물량도 자연스럽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내수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휘발유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