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산드라 보스 투자 관리 회사 ‘블랙록’ 글로벌 책임 총괄은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은 육아와 가정과 관련한 불균형적인 책임으로 남성보다 높은 비율로 노동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여성들이 노동 시장을 떠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산드라 보스는 경제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위험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개인 재정력 감소는 경제 발전의 위험이며 모두에게 극심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이유로 블랙록은 이사회 및 경영진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산드라 보스는 “우리는 성별 다양성을 포함해, 회사의 다양성을 발전시키는 경영진과 협력하는 이사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급의 경영진이 다양할수록 혁신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집단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드라 보스는 집단 사고와 관련해 “’알파 남성’에게 잘보이기 위한 집단 사고로 반대 의견이 묵살되고 창의력과 협력 정신이 억눌리게 되는 상황을 경험한 적 있다”고 했다. 그는 맥킨지에서 시니어 파트너 겸 글로벌 리더를 역임했고 영국 중앙은행(BOE) 건전성 규제위원회(PRC) 위원 등을 거쳤다. 이런 그룹에서 산드라 보스는 유일한 여성이었던 경험이 많다.
산드라 보스는 “기업의 흥망성쇠는 회사의 구성원은 물론 이사, 임원 등 고위급 리더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다양성 관련 문제에 대해 이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회사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황을 다양한 시각에서 판단해야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뜻에서다. 이 때문에 그는 이사회의 다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산드라 보스는 “블랙록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초기 연구에 의하면 이사회에서 소수 집단이 잘 대표된 기업일수록 동정업계의 다른 기업보다 더 높은 시장가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은 인적 자본 개발을 강화하고 포용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성, 공평성 등을 개선하는 관행을 정착해야 한다”고 했다.
산드라 보스는 “코스피 100 기업에서 여성 이사 비율은 5.2%에 그친다”며 “한국은 OECD 29개국 중 지난 9년 동안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여성 승진 장애물을 이해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한국의 경쟁 우위는 언제나 인적 자본이었다”며 “따라서 훌륭한 인적 자본을 경쟁 우위로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법인은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이사를 두도록 한 우리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산드라 보스는 “여성 이사 비율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사회의 다양성 개선 노력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의사 결정을 주도할 기회가 없는 여성 이사를 선출하는 것은 그 기업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며 “의장으로서, 이사장으로서 더 많은 여성이 유의미한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