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이 2021년 테이퍼링(tapering) 개시를 공식화했다. 연내 테이퍼링이 진행되더라도 통화정책 차원에서 완화적인 지원은 계속될 수 있다고 거리를 뒀다.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겹칠 경우, 시장에 부담 커질 것이란 참여자들의 우려를 인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11월 2~3일(현지시각) 양일간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0.00~0.25%인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기준금리 및 정책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결정과 함께 연준의 테이퍼링 개시, 일정 제시에 이목이 쏠렸다. 코로나19 이후 통화 완화 정책에서 정상화로 가는 첫 단계가 양적완화(QE)의 규모를 줄이는 테이퍼링이어서다.
발표된 테이퍼링 규모는 월간으로 TB와 MBS를 각각 100억 달러, 50억 달러씩 매입을 축소하는 방향이다. 현재 매월 1200억 달러(TB 800억 달러, MBS 400억 달러)로 진행되고 있는 채권 매입액을 대입할 경우 내년 6월에 채권 매입액이 제로가 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4일 "해당 일정은 지난 9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내년 중반에 테이퍼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며 "테이퍼링이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통해 두 조치 간의 거리를 두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공 연구원은 "연준은 테이퍼링이 진행되더라도 통화정책 차원에서의 완화적인 지원은 계속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미국 경제가 이를 감당할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이 일정 상으로 서로 중첩되는 것이 아니냐'는 금융시장의 우려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