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적극적 투표 행사 '존재감'
20대 대선 '게임 체인저'로 부상
여야 대권주자 앞다퉈 집중 공략
28.1%→46.9%, 35.5%→48.2%.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08년 18대 총선,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분석한 20대와 30대 유권자 투표율 변화다.
18대 총선 당시 ‘청년 세대의 탈정치화’, ‘20·30 정치 무관심’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당시 ‘반쪽 투표’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한국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갈수록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 20·30세대는 무서운 존재로 급부상했다. 실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30대 투표율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끌어냈다. 총선보다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궐 선거임에도 20·30세대 유권자의 절반가량이 투표장으로 달려갔다. 이를 계기로 20·30세대는 자신들의 정치 참여가 사회의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보궐 선거 이후 6·11 전당대회에서도 이들은 돌풍을 일으키며 30대 당대표를 탄생시켰다. 내년 20대 대통령선거에서의 ‘게임체인저’ 역할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는 이례적으로 부산·경남지역 20·30세대 청년들이 직접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으며, 여성 청년 30인이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2차 예비경선 이후 새롭게 합류한 19만 명의 신규 선거인단 중 상당수가 20·30세대였다. 그야말로 ‘20·30 신드롬’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 선거인단이 2배 가까이 는 것”이라며 “이 중 6·11 전당대회 이후 이준석 효과로 20대 남자, 홍 의원이 인기를 끌며 20·30 남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자, 홍 의원 지지세가 강했던 2030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대선을 앞두고 초유의 0선 대결을 펼치고 있는 여야의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vs 고발 사주 의혹 △정권교체 vs 정책 경쟁력 △후보 단일화 과제 외에도 ‘20·30 표심 확보’에도 정성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30은 기존 세대와는 달리 너무나 다양해서 하나의 덩어리로 묶기 어렵다”며 “게다가 최근 직접적 정치체험, 페미니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등으로 2030세대의 남녀 간 생각도 달라졌을 뿐 아니라 유능한 여성들이 일자리를 차지하며 남성의 고립화, 위기의식이 커지며 서로 간의 불신도 커졌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등 현 정권의 정책 실패로 이들의 분노가 응집되며 이를 풀 방법은 선거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것이 재보선의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30은 성별뿐 아니라 교육·경제 등 수준별로도 모두 성향이 달라 타깃별로 맞춤형 선거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며 “결국 대선 끝까지 이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밀한 전략을 세워 공을 들여야 하는 세대”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