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전망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월 주요 투자지표 지수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은 해외 경쟁사보다 훨씬 낮은 편이지만 주가는 여전히 약세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으로 73조9792억 원, 영업이익 15조8175억 원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매출액 11조8053억 원, 영업이익 4조1718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들 종목의 최근 주가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이들 종목의 12월 주가수익비율(PER)과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대비 모두 위축된 모습이다.
PER과 PBR은 기업과 주가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가장 보편적인 지표다. PER은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를 평가하는 지표인데 비해 PBR는 기업의 재무상태면에서 주가를 판단하는 지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 삼성전자의 12월 예상 PER은 지난해 12월(21.09배) 대비 43.01% 감소한 12.02배를 가리키고 있다. PER은 특정 종목의 주당 시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낸다.
따라서 분자인PER이 높다는 건 주당순이익 대비 주식가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낮다는 건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PER이 지난해 대비 낮게 전망되는 이유는 분자인 주당 시가(보통주 수정 주가)가 지난해 12월 8만1000원을 나타냈지만 오는 12월 7만200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오는 12월 예상 PER 역시 지난해 12월(18.14배) 대비 54.83% 감소한 8.19배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2월 11만8500원을 기록한 주당 시가가 올해 12월 10만7000원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삼성전자의 PBR은 지난해 12월(2.06배) 대비 20.62% 감소한 1.63배로 예상된다. PBR은 주가가 한 주당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한 기준으로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누어 계산한다.
PBR은 기업의 주당 주가(보통주 수정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보다 높으면 1 이상을, 반대로 주당순자산가치가 주가보다 높으면 1 이하가 된다. SK하이닉스의 오는 12월 예상 PBR은 지난해 동월(1,56배) 대비 22.40% 떨어진 1.21배로 예상된다.
오는 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투자지표 지수를 종합하면 이들 기업의 ‘수익성 대비 주가’와 ‘재무상태 대비 주가’ 모두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반도체 업황 둔화를 강조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자금이 이탈되고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 미국 JP모건, 샌퍼드 번스틴 등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를 나타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달 28일 모바일 D램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개인용 컴퓨터(PC) D램의 경우 평균판매가격(ASP)이 지난 10월 대비 10% 정도 낮아질 수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를 11만5000원으로 내렸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은 각각 14.72배, 13.14배로 엔비디아의 PER(115배 이상) 보다 7~8배 정도 저평가됐다. 그러나 이들 종목의 주가는 여전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도연 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발생할 메모리 업황 조정의 본질은 IT공급망의 차질”이라며 “중국 전력 제한에 의한 중국 내 IT 공장 중단은 메모리 산업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장 또는 변화의 가능성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M&A나 사업 조직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