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21만4310주 소각…연초 발표 주주환원정책 일환
네이버(NAVER)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87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했다. 국내 규제 우려 등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주가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자사주 21만4310주를 소각하기로 이사회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액은 100원으로 소각예정금액은 869억270만5000원이다. 소각예정일은 연내다.
회사 측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1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5% 유지 △주주환원 재원 중 현금 배당 지급 후 잔여 재원을 한도로 하여 자사주 약 514억 원 매입 후 즉시 소각 등이 주요 골자다. 이번 자사주 소각예정금액은 당시 네이버가 발표한 514억 원보다 356억 원 더 많은 규모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 공시는 올해 초 발표했던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며 "당시 발표 때보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소각예정금액 규모도 커졌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주식을 팔던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지가 관심사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조7273억 원, 영업이익 3498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최근 한 달간 개인은 2879억 원을 순매도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7월 26일 최고가 46만5000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했다. 10월 초에는 37만 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 17일 네이버는 전일 대비 1.11% 하락한 종가 40만1000원을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41만 원 초반을 오가다 한 달 전인 10월 18일 종가(39만6500원)에 근접했다.
네이버의 주가가 다시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매출 레벨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구 KTB증권 연구원은 “서치플랫폼 매출 증가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웹툰·웹소설 기반 2차 영상사업 확대 및 제패토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체 매출액 중 여전히 90%가 넘는 광고, 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등 국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의 높은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웹툰), 제패토, 라인(LINE)의 해외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성과 성장잠재력이 네이버의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적정 기업가치가 97조2000억 원으로 적정주가 59만 원을 제시하며 상승 여력이 45.5%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65조8700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