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 사이타마이누, 산슈이누, 기슈이누, 홋카이도이누, 아키타이누, 가이켄이누, 시코쿠이누...
최근 가상화폐 세계에 일본어와 개 시리즈가 잇따라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어 ‘이누’는 ‘개’를 의미하는데요. 거기에 지역이름이나 개 품종이름을 더해 가상화폐 이름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어쩌면 가상화폐와 일본 간의 불가사의한 인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창시자 이름이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라고, 일본식 이름이거든요. 나카모토의 실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등장한 개 코인 이름이 일본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토는 “내 블로그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며 “매일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특별한 게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가보스 사진은 2010년대 초 텀블러와 레딧 같은 사이트에 올라왔고, 레딧 사용자들이 가보스의 이미지를 ‘도지’라고 부르면서 그 이름이 그대로 고정돼 밈이 됐습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3년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장난스럽게 도지코인을 발행한 게 지금의 도지코인입니다.
‘시바이누코인’은 2020년 ‘료시’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만들었다는데요. 프로젝트 매니저 이름은 구사마 시토시라고 합니다. 이 코인은 독자적인 시스템과 시바견 보호를 위한 기부 활동이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 300억 달러 규모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멸종 위기종인 산슈이누와 기슈이누, 홋카이도이누, 아키타이누, 가이켄이누, 시코쿠이누 등 일본견 시리즈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일본스럽지만, 코인의 웹 사이트에 공개된 백서는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터키어뿐이며, 일본어는 없습니다. 일본인의 거래량이 적어서겠죠?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가상화폐는 현재 전 세계에 7000종류 이상이며, 데이터에 따라서는 1만3000종류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대형 가상화폐거래소가 취급하는 건 30여 종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가상화폐 시장에서 일본식 이름이 널리 유통되는 건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나라라는 점,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일본어 발음이 쉽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