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유니, 시진핑 반도체 굴기서 핵심 회사
무리한 사업 확장에 파산 구조조정 절차 돌입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칭화유니그룹 인수전에서 유력 인수 후보로 알리바바가 구성한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알리바바와 함께 저장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칭화유니그룹 인수전에는 알리바바 컨소시엄을 포함해 반도체 투자펀드 베이징젠광자산관리(JAC캐피탈)과 우시산업발전그룹, 베이징전자홀딩스 등 여러 업체가 입찰에 뛰어들었는데, 중국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풍부한 자금력과 잠재적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했을 때 알리바바가 적임자라는 판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본업인 전자상거래 외에도 반도체 개발에서부터 클라우드, 전기차, 첨단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ARM의 설계에 기반을 둔 서버용 칩인 ‘이톈 710’을 공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창업자 마윈이 금융당국을 공개 비판한 것을 계기로 당국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리면서 고강도 제재를 받았으며 결국 지난 4월 반독점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인 28억 달러(약 3조3003억 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빚더미에 쌓인 칭화유니를 품에 넣으면 알리바바에 대한 압박이 완화할 수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시 주석이 졸업한 중국 명문대학인 칭화대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다. 칭화유니는 SMIC와 함께 반도체 굴기 대표 기업으로 손꼽혔으나 지난 10년간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부채가 쌓이면서 파산하는 신세가 됐다. 급기야 지난해 일부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 중국 현지 법원은 올해 7월 파산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패권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칭화유니그룹이 더 나은 조건에 인수되는 것이 중국 정부로서 중요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수 규모는 500억 위안(약 9조2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규모는 최종 계약 성사까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에서 칭화유니그룹의 1000억 위안대 부채 구조조정 조건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다음 달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