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에 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지옥’이 호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제이콘텐트리의 동종업계 대비 높은 주가 가치 평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전문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19일과 공개된 ‘지옥’은 지난 20일과 21일 넷플릭스 TV쇼 프로그램 부문에서 전 세계 톱(TOP) 1위에 올랐다.
지옥은 22일 기준 한국과 일본,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탈리아, 멕시코, 모로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전 세계 국가들의 넷플릭스 TV쇼 프로그랙 부문을 종합하면 애니메이션 ‘아케인(Arcane)’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종합점수 727점을 기록하며 1위와 불과 29점의 간극만 나타냈다. 반면 지옥과 같은 날 개봉 후 이날 3위에 오른 카우보이 비밥(Cowboy Bebop)과는 무려 236점의 격차를 기록했다.
‘지옥’은 초자연적 존재가 특정인에게 예정된 사망 시간과 지옥행을 예고 후, 예정된 시각에 나타난 사자들에게 당사자들이 사후 지옥에서 겪게 될 고통을 현실 세계에서 시연받는 내용이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개봉 8일 만에 1위를 기록했지만, 지옥은 단 하루 만에 이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제이콘텐트리의 손자회사 클라이맥스스튜디오의 지옥 제작 참여로 당사가 평가받는 주가의 가치는 현재보다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물론 제이콘텐트리의 PBR은 현재도 동종업계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주 금요일(19일) 장 마감 기준 제이콘텐트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33배로 동종 업계 경쟁사인 CJ ENM(1.04배), LG헬로비전(0.77배), SBS(1.29배), 스카이라이프(0.61배)의 평균치(0.93배) 대비 약 8배 높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경쟁사들의 지난해 연간 PBR은 모두 1배를 밑돌았지만 제이콘텐트리는 3.17배를 기록했다. 이후 올해 1분기 4.64배, 2분기 5.07배, 3분기 6.00배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 ‘지옥’ 개봉 전 “해당 콘텐츠의 흥행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제이콘텐트리 주가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한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 조차도 2021년 연간 PBR이 8.8배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옥의 전 세계적 돌풍이 불며 PBR은 컨센서스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오징어게임 수혜주 버킷스튜디오의 현재 PBR은 5.20배로 오징어게임을 선보이기 전인 1.50배 수준에서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지옥’이 단숨에 전 세계 흥행작으로 올라서며 외국인의 투자 유입이 증가할지도 중요한 부분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이콘텐트리 주식을 갖고 있는 외국인 비율은 2.45%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1일 6만5700원을 기록한 주가는 22일 기준 6만9900원으로 약 6.39% 올랐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은 36억 원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선 제이콘텐트리가 넷플릭스 외에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업 활동도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디즈니플러스에 공개되어있는 한국 드라마는 14편인데, ‘부부의 세계’, ‘스카이 캐슬’ 등이 모두 제이콘텐트리의 작품”이라며 “제이콘텐트리는 넷플릭스에게 동시방영 및 구작 등 총 53편을 판매했는데,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에 14편의 구작을 판매한 것은 상당히 발빠른 협업”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작품 하나가 기업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지옥’에 주목하는 이유는 ‘D.P.’에 이어 JTBC스튜디오의 제작 자회사인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두 번째 작품으로서 3분기에 국내외 합산 약 -9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제작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