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음악시장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국위선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명 'BTS 병역법'이 25일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에서 다뤄진다. 지난 9월 국방위원회 소위원회 회의에서 논의가 불발됐다가 2개월여만에 안건으로 다시 채택, '예술ㆍ체육요원 편입대상에 대중문화예술인을 포함하자'는 내용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현행 병역법으로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은 병역 면제를 받을 수 없다. 지난 1973년 제정된 문화체육 분야 병역특례제는 대중문화계를 제외한 예술·체육계 종사자들에게만 해당돼 왔다. 순수예술의 경우 국제 콩쿠르나 대회에서 입상하면 병역이 면제되지만,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 연기가 최고의 혜택이다.
미국 빌보드 차트 1위 등 한국의 대중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려온 방탄소년단 같은 대중문화예술인은 병역 특혜에서 배제돼, 야박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이에 2019년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군면제 혜택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병역 대체복무 제도 개선방안’에 한류로 국위를 선양한 대중음악 가수에게 병역 대체복무를 허용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체복무 감축 기조,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형평성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역으로 공정성 형평성 논란이 일자 개정안이 발의됐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국방의 의무인 만큼, 병역 면제 사안 만큼은 보수적인 여론이 팽배하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이뤄온 성과가 전무후무하기 때문에 이번 논의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는 방탄소년단이 유일무이한 업적을 세워도 순수예술분야와 비교해 차별받는 병역 혜택을 지적하며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타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케이팝 시장이 급성장한 데에는 방탄소년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들에 대한 병역특례 검토를 주장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를 비롯해 ‘페이보릿 팝 송’, ‘페이보릿 팝 그룹’ 등 후보에 오른 3개 부문을 싹쓸이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2년 연속으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다만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이들의 유례없는 성과에 정부도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공식 SNS에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이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한 것에 대해 “큰 축하와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문화가 세계를 석권하고, 그것이 국격과 외교에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BTS의 이번 AMA 대상 수상은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앞서 22일 SNS을 통해 “방탄소년단(BTS)이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면서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K팝의 자긍심을 세운, 정말 대단한 성취다. 특히 저는 BTS의 노래가 우리 국민을 넘어, 세계인에게 위로와 행복을 전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감격했다. 이어 “스크린에 한글이 띄워지고, 세계적 밴드인 콜드플레이와 한국어로 공연하는 모습에 자긍심을 느낀다. 자랑스러운 우리 BTS와 아미에게 큰 축하를 보내며, 내년 그래미 시상식도 오늘처럼 보랏빛으로 물들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