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롯데그룹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예년보다 한 달정도 빠르게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2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이사회를 열고 현재의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폐지하는 등의 조직개편과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인사안을 처리한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의 경우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파격 인사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유통 계열사 중심의 대폭 물갈이 인사가 점쳐지고 있다.
우선 롯데백화점 대표에 사상 처음으로 외부 출신 인사가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준호 롯데 지에프알(GFR)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표에 정 대표가 임명되면 '롯데맨'이 아닌 외부 출신 인사로는 처음이다.
2018년 연말 인사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아르마니, 몽클레어, 메종마르지엘라, 어그 등 30여 개가 넘는 해외 브랜드를 국내에 유치한 것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당시 롯데쇼핑은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롯데GFR을 분사하며 경쟁사인 신세계에서 정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이처럼 롯데가 순혈주의를 깨고 백화점 대표를 외부 출신에 맡기기로 하는 등 파격 인사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3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9월에는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를 사장급인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임명하는 등 최근 잇따라 고위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인적 쇄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롯데쇼핑의 수장인 강희태 부회장의 퇴임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강 부회장의 퇴진은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7년부터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출범한 통합 온라인 몰 ‘롯데온’이 안착하지 못하면서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조직개편의 폭도 예년보다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 부회장의 퇴임으로 BU 체제를 폐지하고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의 HQ(Headquater)로 바꾸는 등의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2017년 도입된 BU체제는 5년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지주 내 인사도 큰 폭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주는 각 계열사별 전략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주 내 6개실 중 현재 재무혁신실, 경영개선실 HR혁신실 실장은 2년 이상 역임한 CEO급인 만큼 교체 인사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현재 이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인사안이나 조직개편에 대한 사항은 언급하기 곤란하다”면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