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유럽·북미까지 ‘오미크론’ 공포...‘방역패스’ 확대 대안 될까

입력 2021-11-29 11:26수정 2021-11-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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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단어 앞에 약병과 주사기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발생한 오미크론(Omicron, B.1.1.529 변이)의 글로벌 확산세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에 이유 유럽과 홍콩에서 확진자가 발견됐고, 캐나다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현재 전염력와 중증 위험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모더나와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나섰다.

정부는 29일 오후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4주간 진행된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한다. 방역패스 확대에 무게를 두고 대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방역 전문가들은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 오미크론 유럽 감염국 속출ㆍ북미서도 발견...국내는?

오미크론은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이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돌연변이 32개를 보유하고 있어 전염력이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어 27일(이하 현지시간)에만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영국, 독일, 체코 등에서 감염자가 확인됐다. 아시아에서는 26일 홍콩에서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가 2명 확인됐다. 한 명은 남아공을 직접 여행한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격리생활 중 남아공 여행자에게 감염된 환자였다.

오미크론은 북미에도 상륙했다. 캐나다 당국은 28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2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 감염자는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여행객이다.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영국, 독일, 이탈리아, 체코, 오스트리아, 벨기에, 호주, 이스라엘, 홍콩, 네덜란드, 덴마크에 이번 캐나다까지 총 14개국이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거나 해외에서 유입된 변이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5주간 아프리카 지역에서 입국한 22명 중 8명은 바이러스의 양이 너무 작아 변이 분석 자체가 불가능했던 점은 불안 요소다.

이에 따라 방대본은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국 및 인접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에 나섰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것은 지난해 2월 4일부터 8월 10일까지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에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후베이성이 발급한 여권 소지자의 입국을 막는 등의 제한 조처를 한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오미크론 발생 국가인 남아공과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을 방역강화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국가로 지정했다.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입국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오미크론, 전염력과 위험도 파악 안돼...백신은?

WHO는 28일 오미크론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성명을 냈다. WHO는 예비 데이터를 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원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해당 지표가 오미크론 때문이라기보다는 전체적인 감염자 수의 증가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까지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다른 변이와 다르다고 볼 만한 정보가 없다면서 증상의 심각성을 파악하려면 수 주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예비 데이터상으로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또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으나 신속 항원 검사가 오미크론에도 유효한지는 연구 중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오미크론 변이 판정은 기존의 4종류 변이와는 달리 현재의 PCR 검사에 더해 전장 또는 타겟 유전체 분석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오미크론 확진자를 PCR 검사할 경우 코로나에 걸렸다는 확인은 할 수 있지만, 오미크론 감염 여부는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방역당국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유전자 증폭 검사법을 개발해 전국 위탁의료기관에 보급하기로 했다.

글로벌 백신 업체들은 재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모더나는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부스터샷 개발을 시작했다. 모더나는 기존 백신의 1회 투여 용량을 늘리는 방식과 기존 병원체와 새 변이에 한 번에 대응할 수 있는 ‘다가 백신’을 개발하는 방식, 오미크론에 직접 대응하는 새 백신을 개발 등 3가지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최초 실험용 백신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통상 60∼90일이 걸린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며 “최신 변이와 코로나의 지속적인 진화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도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를 보유한 오미크론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의 효과를 이미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오미크론 등장에 3000명 넘는 확진세...‘방역패스’ 확대 대안될까?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후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4주간 진행된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에 대한 평가 및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확대에 무게를 두고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방역패스에 유효기간을 도입해 백신 추가 접종을 독려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방역패스 효과가 크지 않다며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오미크론 등장 외에 신규 확진자도 3000명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현재 18세 이상 성인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3.4%, 2차 접종률은 91.3%에 달하지만 이날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309명으로 적지 않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629명, 사망자는 32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580명(치명률 0.81%)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패스 자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카페나 음식점 등 인원이나 시간 제한을 비롯해 기업들의 연말 모임 등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일반인들도 따를 수 있는 강화된 방역 지침을 내놔야 한다”면서 “역대 코로나 사태의 최대 위기 상황에 오미크론도 국내에 100%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일반병원의 병상 확대에만 의존하지 말고 입국 제한과 시설 격리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병원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5%에 달하는 만큼 정부는 병상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방역패스를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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