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유럽에 이어 일본, 남미까지 뚫렸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B.1.1.529)’이 전세계 6대륙에 모두 상륙하며 우리나라도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글로벌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에 이어 향후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후속 프로젝트인 ‘칵테일’ 흡입형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동시에 칵테일 후보항체 풀에서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가장 우수한 후보항체 ‘CT-P63’을 선별해 별도의 글로벌 임상 1상도 연내 종료 예정이다. 이 업체는 최근 ‘CT-P63’ 구조분석을 통해 바이러스 항원 결합 부위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변이 부위와 겹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하면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강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과 확인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당 항체의 슈도 바이러스 중화능(억제) 테스트를 진행하는 한편, 흡입형 항체 치료제의 후속 임상은 ‘CT-P63’을 결합한 칵테일 흡입형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규제기관과 가능성 여부를 타진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는 현재 임상1상중인 코로나19 치료용 경구제 ‘CP-COV03’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까지 해결하는 항바이러스제 여부를 뒷받침하는 연구 성과를 7일 공개할 예정이며, 압타바이오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의 오미크론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리더스는 ‘감마PGA(γ-PGA)’ 물질 기반의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자체 개발 중인 치료제가 NK세포 활성 효과로 인해 ‘오미크론’과 ‘델타’변이에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단키트 업체들은 ‘오미크론’ 확진자 진단 여부와 이에 따른 제품 개개발 논의로 분주하다. 국내 유통 중인 대부분의 진단키트는 ‘오미크론’을 포함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 등의 감염자를 진단할 수 있지만, 해당 확진자가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려면 유전자 전체를 검사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는 ‘오미크론’ 판정을 위해 변이 유전자증폭(PCR) 방식을 개발할 방침이다.
씨젠은 자체 개발한 진단시약 ‘올플렉스(Allplex)’를 통해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사 진단키트가 ‘오미크론’ 확진자를 걸러낼 수 있는지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 평가 결과 진속진단키트 스탠다드 Q와 스탠다드 M이 ‘오미크론’을 포함한 현존하는 모든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백신 관련 업체도 바빠졌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용 백신 개발에 나섰고, 미국의 노바백스 역시 ‘오미크론’을 겨냥한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도 ‘아미크론’ 대응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업체들이 ‘오미크론’ 백신에 주목하면서 위탁 생산을 맡은 국내 업체도 반사익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의 생산을 맡고 있다. GC녹십자는 얀센과 협의 중이며 이외에도 휴온스글로벌컨소시엄과 한국코러스컨소시엄은 스푸트니크V와, 엔지켐생명과학은 자이코브-디와 생산 계약을 마쳤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
코로나 백신을 직접 개발 중인 국내 업체들도 분주하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정부지원 과제로 진행한 유니버셜 범용 백신의 비임상을 2월 중 종료 예정이다. 유니버셜 범용 백신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모기업 바이오노트와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니버셜 백신을 만들면서 우한주 항원 등 총 3개의 항체가 들어갔다. 비임상 실험 결과가 좋았으니 ‘오미크론’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 항원 양을 넣어 방어력을 높인 백신을 예상해 보겠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DNA 백신 ‘GLS-5310’의 국내 임상 2a상을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오미크론은 스파이크(돌기) 변이가 나타난 건데 ‘GLS-5310’은 바이러스의 내부 특정부분인 ‘ORF3a’를 타깃으로 하다 보니 변이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오미크론 백신 개발을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란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오리지널 백신을 완성한 업체도 없는 현실에서 ‘오미크론’ 대응을 운운하기는 이르다”면서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오리지널 백신을 만든 후에야 항원을 바꿔 새로운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먼저 기본 플랫폼 구축부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