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를 다섯번째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전 세계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벌써 오미크론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새 변이 감염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새 변이의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감염률이나 치사율 등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무엇보다 기존 백신의 효과 여부를 알 수 없다. 이는 백신방역으로 어느 정도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던 세상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특히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개발한 독일 제약회사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루 사힌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가 기존 백신 효능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CEO는 30일(현지 시각) 언론을 통해 화이자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강력한 보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로인한 보통이나 약한 증상에는 백신의 효능이 일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주장을 했다.
반대로 스테반 방셀 모더나 CEO는 기존 백신이 이전 변이보다 오미크론에 효과가 작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백신 효능이) 델타 변이와 같은 수준일 수는 없다”면서 “중대한 감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존 백신 효능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두 기업의 대응도 다르다. 화이자 측은 화이자 백신(BNT162b2)이 오미크론에 효능이 있는지 2주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며 오미크론 대응 백신도 100일 이내에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모더나는 모더나 백신(mRNA-1273)이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는지는 ‘수주 이내(coming weeks)’ 확인할 수 있다고 예상하며 60~90일 이내에 오미크론 부스터샷 임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에 효능이 있다는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영국 등 여러 국가들은 부스터샷 접종을 통해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오미크론이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발견됨에 따라 미 국민 성인 전원이 코로나 백신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는 접종 지침을 내놨다. 지난 9월 ‘기저질환자·장기 요양시설 거주자·의료진’ 등 제한적인 대상에게 부스터샷을 승인한 것보다 강력한 조치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22명으로 늘어난 영국 역시 부스터샷 접종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보리스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1월 말까지 18세 이상 부스터샷 완료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 1500곳에서 백신 접종을 하고, 부스터샷 접종에 군 인력 400명을 투입하는 등의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밖에 프랑스, 덴마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가들도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30일(현지 시각) 부스터샷을 접종한 의료진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서 부스터샷 접종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 상황에서 부스터샷 말고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자체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오미크론 변이가 중증으로 이어질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에서 돌파 감염 된 의료진도 가벼운 코로나 증세만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