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신선식품으로 차별화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빠른배송을 넘어 유통 단계를 줄인 산지직배송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이달부터 청과 전문 바이어(상품기획자)가 직접 고른 최상급 과일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과일 전문관’을 오픈하고 일부 상품의 산지직송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경험이 풍부한 청과 전문 바이어를 새로 영입하고, 농가 선정부터 매장의 진열까지의 모든 과정을 전문화 했다. 청과 상품 특성 상 최고 품질의 상품은 수확시기에 유명 산지의 공판장에 저장되거나 산지에서 소비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때문에 이런 과일들을 공급하기 위한 산지 농가 확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청과 전문 바이어를 선발해 소싱을 다양화하고, 지역의 전문 파트너사와 함께 우수 농가를 선정해 생산부터 공급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롯데쇼핑 온라인 통합몰 롯데온도 얌테이블·은하수산 등 산지 수산물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과 손잡고 산지 수산물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티몬은 지난 달 생산자 직접 배송 방식으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티프레시’를 출범했다. 제주도 감귤 농가와 전용농장 계약을 맺고, 아침에 수확한 감귤을 다음날 집 앞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산지 직송의 장점인 경쟁력도 높이고,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무료로 반품할 수 있는 무료 반품 정책도 도입했다.
쿠팡은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에 지난 6월부터 전복, 오징어, 새우 등 수산물을 산지에서 바로보내는 직송 서비스를 더했다. 위메프도 농수산물을 산지에서 바로 보내는 ‘맛신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위메프 식품 상품기획자(MD)가 전국을 돌며 맺은 계약을 토대로 전날 주문한 농수산물을 다음날 새벽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GS수퍼마켓)도 지난 달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밀양 농산물 산지 직송전'을 진행한 바 있다.
유통업체들이 산지 직송을 늘리는 것은 최근 빠른 배송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조금이라도 소비자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 중 하나다. 여기에 산지 직송은 수익성 확보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단계가 줄면서 같은 상품을 팔아도 마진율이 올라간다. 또한 한번 품질이 확보되면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에도 좋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2조10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패션·생활 등 공산품 거래액은 10%대 증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신장률이 두드러진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수산물 유통은 물동량의 상당수는 서울 및 수도권으로 모였다가 다시 재배송되는 패턴인데 산지 직송의 경우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소비자나 업체 모두에게 윈윈이 된다”면서 “품질만 유지할 수 있다면 산지직송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