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마침내 1조 원을 넘어섰다. 달성 시기에 물음표가 계속 제기됐음에도 성장성을 입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서병기 대표이사가 2020년 취임 후 역량을 집중한 게 주효했다.
중대형 증권사로서의 지위를 굳힌 IBK투자증권은 해외주식 부문에 주력해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자기자본 1조259억 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창립 13년 만에 거둔 최대 성과다. 특히 투자 수익을 올리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지기 위한 단추를 잘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기자본 1조 원은 서 대표의 숙원이기도 했다. 그는 2020년 취임 당시 “임기 내 자기자본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약속은 임기 만료 4개월을 남기고 지켜졌다.
자본 확충에 신용등급도 한 단계 상향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투자증권의 파생결합사채 및 기업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높여 잡았다. 김선주 한기평 연구원은 “자기자본이 1조 원을 웃도는 등 시장 지배력이 커졌다”라고 평가했다.
IBK투자증권은 재무 건전성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위험 자산 비중이 69.1%에 달하는 데다 자기자본에서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은 –0.5%로 집계됐다. 몸집을 불리면서도 건전성을 지키고 있는 IBK투자증권에 증권업계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 밖에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위험을 분산하는 규모가 작아 증시 변동성에 방어력이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회사 내부에선 해외주식을 다음 먹거리로 선정하고 경쟁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확산하면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21억달러(약 120조 원)로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IBK투자증권은 상반기 개발을 끝낸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지난 10월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존 국내 주식 계좌로 미국, 중국, 홍콩 등 주요 3개국의 거래를 지원하고, 주문 전 환전 없이도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 해외주식, 해외채권,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한 단계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수익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