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입원 대기 중 중증 악화 우려…정부가 병상 확보 적극 나서야”
연일 5000대 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져나오면서 코로나19 공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확산세가 매섭다는 것이다. 위중증 환자는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및 인공호흡기 , ECMO(체외막산소공급), CRRT(지속적인대체요법) 등으로 격리 치료 중인 환자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보여주기식 접종률 올리기에 급급할뿐 병상 확보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325명 늘어 누적 47만 7358명이 됐다고 밝혔다. 감염경로는 지역발생 4296명, 해외유입 29명이다. 신규확진자는 전날인 5일의 5128명보다 803명 감소했지만 휴일 검사 수 감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주인 11월 29일 3308명에 비해서는 1017명 증가했다.
위중증 환자는 727명으로 엿새째 700명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500명 남짓이었던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달 25일 600명을 넘더니 계속 상승세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41명으로 전날에 비해 2명 줄었다. 사망자는 41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3893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명률은 0.81%에서 0.82%로 0.01%포인트(p)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중증 환자 급증에 대해 예방 목적이 아닌 숫자만을 높이기 위한 접종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연초부터 백신 접종에 돌입해 높은 접종률을 보이지만 대신 백신 효과는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0시 기준 1차 접종률은 83.1%, 2차 접종률은 80.5%를 보였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최신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전반적으로 2개월마다 6%씩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병상 확보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점도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4%다. 1237개 병상 중 243개밖에 남지 않았다. 일반 병상도 1만1583개 중 8370개가 사용 중으로 가동률은 72.3%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 수도 900명에 근접했다. 병상 대기자 수는 전날 기준 894명으로 대기일 수가 1일인 경우가 327명, 2일은 136명, 3일은 100명이었다. 4일 이상인 경우도 331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상 대기자의 60.6%인 542명은 70세 이상 고령 환자로 대기 중 사망 위험이 높다. 고혈압·당뇨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도 352명(39.4%)으로 40%에 육박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상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다 보니 확진자가 늘면서 조기 치료를 못 받고 대기 중에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정부는 생활치료 시설을 비롯해 체육관을 활용하더라도 병상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정부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위드코로나를 시행한 점이 문제”라면서 “돌파 감염과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대비를 해야 했는데 코로나 초기부터 병상 확보 등 시나리오를 잘못 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