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값이 지난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지나치게 오르다 보니 적정 아파트값을 찾느라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
세종시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세종시 집값이 1년 만에 역전됐다. 올해는 세종시 집값이 최근 넉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7월 마지막주(26일 기준)부터 19주 연속 내림세다. 가장 최근 지표인 지난달 29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하락률이 –0.26%로 내림세로 전환한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세종시 국회 이전 움직임과 정부부처 이전 마무리 등 행정수도 이슈가 부각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43.6%를 기록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 상승률 상위 단지 10곳 중 8곳이 세종시에 몰리기도 했다.
끝모르고 질주하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최근 넉 달간 내림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세종시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33%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낮다.
이처럼 세종시 아파트값이 추락한 데는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도, 공급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최근 아파트값 급등에 따른 가격 고점 인식이 팽배한 데다 세종시의 경우 외지인 투자가 많았는데 주택 시장 규제, 세금 부담이 커지고 입주 물량까지 늘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공급량은 4287가구에서 올해 7668가구로 79%가량 증가했다. 올해 입주 물량 가운데 5592가구는 모두 하반기에 몰렸는데 이 시기는 세종시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전환하기 시작한 때와 맞물린다.
다만 공급량 증가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단순히 아파트값 내림세를 이어가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수도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그 부분에 대한 우려 등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해 올해 내림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정량적인 공급량을 떠나 과연 이 가격이 세종시 아파트값으로 적정한 수준인가, 그런 고민이 시작되면서 조정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종시 집값이 조만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 연구원은 “세종시 인근의 대전이나 청주 등 충청권에서도 성장하는 지역이 있는데, 세종시는 이들보다 상급지”라며 “주변 지역 시세에 따라 가격 하방 지지는 충분히 가능하고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기 때문에 조정을 받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내림세를 계속 이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