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안 되면 안 하겠다 위협? 표 주면 돈 준다 유혹? 국민 기만"
"김종인 하루 만에 입장 뒤집어 장식품 전락…野에 이용당해"
"문재인 정부, 하지하책 금융지원만 많고 효과적인 매출지원 가장 적어"
與, 이재명 의지에 내년 초 추경 추진…윤석열 "추경 하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제안한 소상공인 100조 원 지원을 당장 협의하자고 재차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를 ‘기만’이라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이 말한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코로나19 대응해 100조 원을 투입한다는 제안에 동의한다”며 “즉시 재원 마련과 지원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선대위 대 선대위, 후보 대 후보 간의 협의를 시작하자고 제안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소상공인 지원에 50조 원을 들이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국채 발행을 감수하고 10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후보가 즉시 협의하자고 나서자 집권 후 정책 방향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 후보는 “도대체 진심이 뭔지 궁금하다. 당선된 후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6월이 더 어렵겠나, 지금 당장이 어렵겠나”라고 반문하며 “당선되면 그때 하겠다는 건 반대로 당선이 안 되면 안 하겠다는 건가. 그러면 표 안 찍어줘서 당선이 안 되면 안 하겠다고 위협하는 건가. 표 찍어주면 그때 가서 돈 준다고 유혹하는 건가. 아니면 어차피 지키지 않을 약속이니 선거 끝나고 나 몰라라 한다는 기만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 당시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한 뒤 집권 후에는 선별적으로 소수만 지급한 것을 언급하며 “결국 국민 기만이다. 기만으로 표를 뺏은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생각하진 않고 선의를 가졌다고 본다. 문제는 코로나 대응 정책에서 아무런 권한이 없는 장식품일 뿐이라는 걸 국민에 보여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말한 걸 하루 만에 뒤집은 건 국민의힘이 선거에 김 위원장을 활용하고 그의 정책적 신념은 채택하지 않고 버리겠다는 취지 아닌가”라며 “윤 후보는 김 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그의 당선 조건부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당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장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실질적 논의를 촉구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당선되면 하겠다고 미루지 말라. 그건 결국 국민 기만으로 오해받는다”며 “윤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관련해 이 후보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가능하면 윤 후보를 뵙고 싶다. 100조 원 지원 정책을 발표해놓고 막상 여당 후보가 하자니까 발을 빼는 건 국민 기만”이라며 “진심이 뭔지, 구체적인 추진 방법이 뭔지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방역’이 취약하다면서 “금융지원과 현금지원, 매출지원이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건 국가가 직접 사거나 국민에 소비쿠폰을 나눠주는 것으로 그게 재난지원금”이라며 “그런데 매출지원은 제일 적게 하고, 가장 낮은 단계 지원책인 금융지원을 가장 많이 해서 빚만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 대규모 재정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는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한 데 대해선 “안타까워서 그랬다. (입장 변화는) 당내 논란 때문일 것이다. 경제민주화에 관심이 많고 국민의 신망을 받는 분인데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국민의힘에 어울리지 않는 장식품으로 전락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소상공인 재정지원 의지에 맞춰 내년 초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계획을 공식화한 상태다. 규모는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50조 원은 어렵다"고 말해 윤 후보가 제안한 50조 원보다 낮을 전망이다.
관련해 윤 후보는 같은 날 김대중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참석 후 추경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후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즉각 50조 원 지원을 공약한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추경 가능성도 열어놓은 발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