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급식, 성폭력 논란 등…"다사다난했던 한 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10일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군 장성들에게 '정치적 중립'을 엄정히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일부 전·현직 군 인사들의 정치권 혹은 대선 캠프 관련 활동을 둘러싼 잡음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서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1 연말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군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도록 언행에 각별하게 유의하길 당부한다"며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본연의 책무와 역할에 더욱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서 장관은 올해 군에서 부실 급식과 성폭력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을 의식한 듯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장병 급식제도,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제도 등 개선안들이 야전에서 실질적으로 이행되고 정착되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병영문화 개선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에서 마련한 권고안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속도감 있게 적극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진 회의에서는 "동북아 주변국을 중심으로 현 국방환경"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 등과 관련한 평가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련해서는 "김정은 집권 10년 체제를 공고화하고, 경제발전 5개년 계획 목표 달성을 독려하는 등 내부 결속과 민생안전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남·대미 상황관리 하에 핵 능력 고도화와 미사일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은 내년 추진 과제와 관련 "전방위 국방태세 확립을 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강화된 교육훈련으로 필수 전투임무수행 과제를 숙달하는 한편, 테러 및 주변국의 위협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의 억제 및 대응을 위한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 전략'과 우리 군의 '핵·WMD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가 안보의 핵심영역으로 떠오른 우주력 발전도 추진된다. 군은 '합동성'에 기반한 국방우주 전략 및 개념 발전, 민·관·군 협력 강화, 한·미 협력 심화 등을 통해 국방우주력을 발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관련해서는 올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내년 전작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시행에 합의한 것을 큰 성과로 꼽았다.
이어 "전작권 전환 조건에 대한 공동연구 및 평가를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FOC 평가 및 여타 동맹 현안과 연계한 전작권 전환 여건을 지속해서 조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 육·해·공군총장 및 해병대 사령관 등 국방부와 합참, 각 군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부 참석자들은 화상으로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