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손인춘, 과거 게임 산업 위축법 발의해
국민의힘 내에서도 비판…양준우 "반응이 굼떠"
황희두 "인지 못 했다니 충격…민주당은 책임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 영입을 두고 20·30 민심이 들끓는 것과 관련해 "큰 직책이 아니다"라며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당내는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게임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일 청년 표심을 노리는 윤 후보로선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사회복지 비전선포대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신의진·손인춘 전 의원 영입에 젊은 층이 불만을 제기한 것을 두고 "큰 직책도 아니고 특보"라며 "다양한 분이 특보로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나. 국민에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는 아니고 여러분들이 특보로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20·30 게이머들이 주를 이루는 커뮤니티엔 윤 후보 선대위에 아동폭력예방특보로 임명된 신 전 의원과 여성특보로 임명된 손 전 의원을 두고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두 특보가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게임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신 전 의원과 손 전 의원은 게이머들의 불만을 살만한 법을 발의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신 전 의원은 2013년 게임을 술, 마약, 도박과 함께 중독 유발 물질로 분류하는 법안을 발의했었다. 손 전 의원도 셧다운제 확대를 담은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지원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었다.
윤 후보는 신 전 의원과 손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특보 인선을 철회하지 않을 전망이다. 전날 사퇴한 노재승 전 공동선대위원장에 이어 20·30대에겐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청년의 표심을 노리며 연일 '청년 행보'를 이어왔던 윤 후보로선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 후보의 태도에 관해 "20·30 세대가 쏟아내는 불만을 잘 파악하지 못한 태도 같다"며 "이런 부분을 잘 알아내서 청년 표심을 가져와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과거 '왕토좌'로 불리며 게이머들의 심정을 대신 전달해 화제가 됐던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 폭력성 실험하겠다며 PC방 전원 차단기 내리던 시절의 선봉장들이 왜 다시 기용되는지 의문"이라며 "게이머 민심은 정말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반응이 굼떠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날도 "그 시절 저처럼 분노했던 중•고등학생 게이머 분들도 이젠 유권자가 되셨겠지요"라며 "제가 저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의견 전달은 모두 마무리했다"고 지적했다.
당내는 물론 게임계와 여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30 표심을 노리며 게임 유튜버와 촬영까지 잡는 등 노력하는 상황이다. 이에 게이머 민심을 읽지 못한 윤 후보와 상반된 모습을 계속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게이머 출신이자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이사인 황희두 유스타즈 대표는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이것은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진영 논리랑 별개로 20·30 남성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청년들조차 그렇게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전혀 후보 본인이 인지를 못 했다는 것이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또 "중요한 직책도 아니고 특보인데 어떠냐는 거는 특보가 그냥 껍데기라는 말인가. 흔히 말하는 표창장이나 이런 걸 그냥 쫙 뿌리듯이 직책 하나 던져주고 이걸 먹으라는 차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게임인들 사이에서 이렇게까지 분노를 하는 상황인데 그걸 계속 떠안고 가겠다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황 대표는 "보수 진보를 넘어서 이건 저를 싫어하는 사람까지도 다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윤 후보가 잘못하면 전두환 시대로 돌아갈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게이머들이) 마찬가지로 그런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스포츠와 게임을 책임질 자신이 있다"며 "여야를 떠나서 굉장히 시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서로 경쟁하며 이쪽 시장을 확산시키고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