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불법으로 유통하던 플랫폼인 '런런잉스'의 설립자가 징역 3년에 벌금 150만 위안(한화 약 2억 8000만 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국에서 저작권 법 위반을 이유로 실형을 받은 최초의 사례여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6월 중국의 저작권법이 개정돼 보호받는 영상 저작물의 범위가 넓어졌다. 벌금 상한선도 이전보다 10배 높아지는 등 중국 내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관련 소송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잉커로펌은 2001년 설립돼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로펌이다. 저작권법 담당 변호사만 200명에 달한다. 잉커로펌은 한국 드라마 '김과장', '오마이비너스'를 중국에 수출할 때 자문도 했다.
2019년 서울에 처음 문을 연 잉커로펌 한국지사의 축취영 대표변호사는 15일 "중국에서 저작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에게 유리한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축 대표는 "과거엔 한국에 등록된 상표를 제삼자가 중국에 등록해 이익을 보고, 독창성을 가진 한국 상표가 오히려 상표권 침해로 고소를 당해 중국 상표를 사오는 경우까지 있었다"며 "인식 변화와 법 개정으로 앞으로 그런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축 대표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와 관련해 중국 사법 당국의 실형 선고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국이 정식으로 수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오징어 게임같은 영상물이 중국에 들어갈 때 그 자체에 대한 저작권도 문제지만 파생상품에 대한 상표권도 큰 문제"라며 "의상, 이미지, 식품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디자인 특허와 상표등록을 가장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축 대표는 문제가 생겨 소송을 해야 한다면 증거를 공증 처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민사영역에 위증죄의 개념이 없다"며 "저작권을 침해받았다는 증거의 원본을 법원에 제출하거나 원본임을 인정받는 과정인 공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증을 받은 증거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축 대표는 "한국에 진출한 몇 안 되는 중국 로펌의 대표로서 한·중 교류에 이바지하겠다"며 "무역이나 저작권 등의 법적인 이슈가 제대로 해결이 안되면 오해가 쌓이게 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