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후보에 오른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파행 위기에 몰렸다. 미국 영화 방송업계가 이 시상식을 보이콧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를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은 텔레비전 부분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부문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양대 영화상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후보 발표에서는 홀대당했다. 미국 주요 방송사가 아닌 유튜브로 생중계됐으며, 후보 발표 또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아닌 래퍼 스눕독만이 홀로 서 관심을 받지 못했다. 후보로 지명된 감독과 배우들의 소감 발표조차 없었다.
영화 매체 데드라인은 “오늘 발표는 HFPA의 실패를 보여 준다”라고 전했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할리우드의 반응은 집단적인 침묵이었다”라고 보도했다.
골든글로브는 지난 5월 보이콧 대상이 됐다.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과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골든글로브는 미국 제작사에서 만든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해 작품, 감독, 연기상 후보에도 배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 개 홍보 대행사는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워너브라더스 등 미국 주요 제작사들을 비롯해 넷플릭스, 아마존 스튜디오 등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매해 시상식을 중계한 NBC 방송사도 내년 1월 9일 행사를 송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HFPA는 이날 후보를 발표하면서 내년 시상식을 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헬렌 호니 회장은 “평상시와 같은 행사는 아니지만 우리는 과거에 늘 해왔던 것처럼 후보를 지명하고 상을 나눠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