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러플 위칭 데이’에 변동성 커져
뉴욕증시는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2.20포인트(1.48%) 하락한 3만5365.44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48.03인트(1.03%) 떨어진 4620.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75포인트(0.07%) 밀린 1만5169.68에 거래를 마쳤다.
오미크론 확산 상황과 연준의 긴축에 대한 시장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지수 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이른바 '쿼드러플 위칭 데이' 영향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함께 내년 통화정책 시나리오에 따른 시장 영향에 대패 평가가 이어졌다. 이에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전날 2.5% 가까이 하락했던 나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연준은 15일 11~12월 매달 150억 달러(약 18조 원)씩 줄인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내년부터는 300억 달러씩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체 1200억 달러 규모였던 프로그램은 애초 계획된 내년 6월이 아닌 3월 중으로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내년 3회에 걸친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내년 3월에 테이퍼링이 종료된 직후 곧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첫 금리인상의 적절한 시기는 경제 활동 진전에 달려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나의 기대를 감안하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 인상은 테이퍼링 종료 직후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내년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강한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금리를 2~3회 인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인 연준의 결정은 향후 금리 인상에 있어 연준에 선택지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짐 폴슨 로이드홀드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더 매파적인 태도를 취하고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대한 익스포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과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기조에서는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이날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등이 1% 넘게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애플은 0.65% 떨어졌고, 알파벳은 1.88% 하락했다. 이로써 두 회사의 주가는 이번 주에만 4% 넘게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날 0.3% 하락해 약 5.5%의 주간 하락폭을 기록하게 됐다.
한편,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올해 생산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으로 10.26%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