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 비축유, 오미크론, OPEC+ 증산 유지 등이 보합세에 영향
크리스마스 이후 재개될 이란 핵 협상이 유가 변동에 영향 미칠 듯
유가시장 변동성이 해소되면서 고공 행진했던 국제유가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bbl)당 전주 대비 0.3달러 오른 73.2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는 70달러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첫째 주에는 배럴당 71.6달러를 기록했으며, 둘째 주에는 소폭 상승한 72.9달러였다. 지난달 배럴당 80달러 선을 돌파헸던 것과 올겨울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안정화되는 추세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인 것은 원유시장의 변동을 일으키는 주요 이슈들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먼저 최근 미국이 전략 비축유 1800만 배럴 방출을 발표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미국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중국과 일본, 한국, 인도, 영국 등 대형 원유소비국과 공조해 전략 비축유를 방출했다. 전략 비축유를 시중에 풀어 원유가격을 내려 휘발유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다.
무엇보다 오미크론 확산이 가팔라지면서 수요 우려가 생긴 것도 유가가 상승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확진자 급증으로 미국이나 유럽은 봉쇄 조치가 내려졌거나 검토 중”이라면서 “글로벌에너지기구인 IEA(국제에너지기구)와 EIA(미국 에너지정보관리국)에서 단기적으로 석유 수요 전망을 하향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OPEC+(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주요 산유국들로 구성된 기구)가 증산 유지 방침을 결정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OPEC+는 지난 8월부터 하루 40만 배럴씩 원유를 증산하기로 했는데 이를 지속하기로 했다.
남아있는 유가 변동 요인은 ‘이란 핵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 합의는 2015년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것으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7차 대화가 교착상태를 보이면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양국이 타결 시한까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협상 진전에 대해 회의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어 연내 최종합의에 도달을 기대하긴 다소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핵 협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현재 공급 제재를 받는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풀린다면 수급의 불균형을 일정 부분 해소하면서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