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중소기업을 무자본으로 인수합병(M&A)한 후 회사 자금을 통째로 빼돌리고 상장 폐지시킨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른바 '개미(소액주주) 도살자' 이모 씨가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는 10월 20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9부에 보석 청구서를 냈다.
이 씨는 2017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지와이커머스 보유 자금 약 50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지와이커머스는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2016년에 매출 276억 원으로 업계 1~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씨는 2017년 4월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후 자신의 처남을 사장으로, 조카를 이사로 세우는 등 친·인척과 친지들을 임원으로 세워 회사를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거액의 회사 자금을 페이퍼컴퍼니에 대여를 가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씨 등이 201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수백억 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 씨 등은 출소 후에 L사와 K사를 차례대로 인수해 빼낸 자금으로 지와이커머스를 인수했다. L사와 K사는 부실화돼 상장 폐지됐다. 또 이 씨 등은 조선기자재 제조업체도 인수하려다 실패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L사와 K사를 포함해 이들이 끼친 전체 피해액은 1000억 원에 달하며 피해를 본 소액주주는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이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