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의 한 명품매장에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물건값을 미리 결제하고 웨이팅을 걸어놓는 이른바 ‘완불 웨이팅’을 하기 위해서다.
이는 올해 들어 여러 명품 브랜드가 한 해에도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하자 완불 웨이팅을 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언제 가격이 오를지 모르는 만큼, 기다리더라도 미리 제품을 사두려는 것이다.
일례로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지난 1월을 시작으로 올해만 여섯 번 가격을 인상했다. 가장 최근 인상인 지난 17일의 경우 가방 제품 대부분의 가격을 5~10% 인상했다. 나일론 버킷백의 경우 164만 원에서 179만 원으로 약 10% 인상됐다. 해당 제품이 지난 1월 139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40만 원(약 28%)이나 가격이 뛴 셈이다. 이날 한 인기 제품은 가격이 약 50만 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다뿐만이 아니다. 다른 명품 브랜드도 이미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렸다. 루이비통은 5차례, 샤넬은 4차례 가격을 인상했고, 보테가 베네타·버버리·셀린느 등도 1~3차례 가격을 올렸다. 앞으로 디올·구찌·델보 등 브랜드들도 연말·연초에 줄줄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에서 완불 웨이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샤넬·에르메스·불가리 등 일부 브랜드는 완불 웨이팅을 하더라도 제품을 받는 시점에 가격이 오르면 차액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연이은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의 명품 브랜드 사랑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123억420만 달러)에 달해 세계 7위 수준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전 세계 명품 매출이 19% 줄어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