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영국 총리 “크리스마스 이전에 강력한 조치 필요 없어”
뉴욕증시 3대지수, 반등…국제유가 3.7%↑
WHO “106개국에 오미크론 확산…또 다른 폭풍”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오미크론 확산 대응 전략을 설명하는 대국민 연설에서 규제 조치 대신 백신 접종만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봉쇄조치가 내려졌던 지난해 3월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진단키트 5억 개 무상 보급과 코로나19 검사시설 확대, 군 병원 의료진 1000명 지원 등 대책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는 백신 접종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는 2억 명이 넘는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서 “또 마스크와 각종 의료물품이 충분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고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고 방역 조치를 준수한다면 크리스마스 연휴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백신 접종과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집중한다면 봉쇄 조치는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바이든은 대국민 연설을 마친 이후에는 기자들에게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말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7개국에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었다.
미국과 영국이 봉쇄령이라는 선택지를 배제하자 시장은 일제히 환영했다. 다우지수를 포함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뒤로하고 이날 1~2%대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고, 국제유가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3.7% 급등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미국과 영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오미크론이 미국 내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올해 1월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 기준 하루 평균 코로나 환자 최대치는 지난 1월 11일의 25만여 명이다. 이날은 15만7412명인데, 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빨라 이대로라면 몇 주 사이에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영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미크론 확산 여파에 최근 5일 중 4일간 신규 확진자가 9만 명대를 유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전 세계 106개국에 오미크론이 확산했다”며 “오미크론이 더 많은 국가에서 지배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폭풍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영국 정부 비상사태 과학자문단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율이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신규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일일 입원자 수가 갑자기 3000명대로 폭증해 국가 의료 시스템이 받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